[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서울 광진구에 자리잡고 있는 '더 클래식 500'은 시니어들이 함께 모여사는 복합 주거공간이다. 병원과 연계한 맞춤형 의료서비스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시니어들과의 맞춤 커뮤니티 활동도 지원한다.
더 클래식 500에 거주하고 있는 김성준(72세, 가명)씨는 "이 곳은 액티브 시니어들이 살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며 "동년배 친구들과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과 자원봉사를 다니다 보면 마음만은 동심으로 되돌아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니어 주택, 시니어 포털, 시니어 속옷 등 시니어들을 겨냥한 시니어 전용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평균 14.2%씩 성장..2020년 125조원 전망
고령친화산업은 고령친화제품 등을 연구·개발·제조·건축·제공·유통 또는 판매하는 업을 말한다. 의식주뿐만 아니라 경제, 건강관리, 커뮤니티 등을 포괄한다.
고령친화산업은 9대산업 35개 전략품목으로 나뉜다. 요양, 의약품, 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용품, 금융, 주거, 여가 등으로 분류된다.
▲요양산업(방문요양서비스, 건강검진서비스) ▲의약품산업(치매용제, 당뇨병치료제) ▲식품산업(특수의료용도식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산업(노화방지 화장품, 체취 방지용 화장품) ▲의료기기산업(치과용 임플란트, 보청기) ▲용품산업(개인건강·의료용품, 여가용품) ▲금융산업(개인연금, 퇴직연금) ▲주거산업(주택개보수) ▲여가산업(고령친화방송, 고령친화 휴양단지) 등이다.
고령친화산업 시장은 연평균 14.2%씩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33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15년 68조원, 2020년 125조원 등으로 커나갈 전망이다.
고령친화제품 수요를 살펴보면 식품(30.2%), 의약품(21.1%), 의료기기(13.1%), 운동·훈련용품(10.0%) 순으로 나타난다. 1인 가구의 경우 의약품 수요가 높고, 고소득자는 화장품과 운동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고령자를 위해 필요한 제품 현황(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치료'에서 '예방'으로.."젊음·향수·자아를 노려라"
고령친화산업 추세는 질병 치료 및 재활 중심에서 예방 및 건강관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컨대 현장을 직접 찾아야만 이뤄지는 건강검진에서 벗어나 개인화 소형화된 측정기술이 등장, 일상생활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며 원격 건강관리 서비스가 등장하는 식이다.
또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장애가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UD,Universal Design)으로 연령, 성별, 국적, 장애에 관련없이 누구나 공평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과 환경, 서비스를 구현한다.
아울러 새롭게 등장하는 시니어층인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세대의 경우 젊은, 향수, 자아를 3대 키워드로 대변된다. 신체적·외양적 젊음을 추구하고, 유·청년 시기 경험했던 문화와 정서에 대한 그리움을 향유하고자 한다. 자기계발을 통한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도 높다.
김기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친화산업지원팀 팀장은 "내 집에서 나이들기가 보편화되고 있고 제품과 서비스간 융복합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제품 생산기반 저조..정책적 지원 이뤄져야
분명한 기회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친화산업의 미래가 장미빛만은 아니다. 국내 고령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해외제품을 단순하게 베끼는 수준의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초기 시장 형성에 있어 수입제품 중심의 유통업체가 난립해 국내제품 생산기반이 저조하다. 실제로 평균자본금 8억원 미만의 영세한 중소기업이 고령친화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10인 미만의 업체가 전체의 49.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동침대, 이동변기 등 요양서비스에 국한된 제품에 주력해 식품이나 금융, 여가, 주거서비스 등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고령화를 새로운 수요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령자의 소득 안정성을 높이고, 국내 실버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