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탈보안'을 외치는 보안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IT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종합IT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돈이 되는 시장이라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안정적 매출과 수익성을 향상을 위해 보안을 포함한 종합 IT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들이 분주하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놨으며, IT기반 글로벌 M&A 플랫폼 서비스 출시도 준비 중이다. 지니네트웍스는 AP(Access Point)나 비컨(Beacon) 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정보를 분석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를 출시하고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SGA는 마이크로소프트(MS) 임베디드OS 총판으로서 임베디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안이 결합된 IT솔루션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보안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보안기술이 접목된 IT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조규곤
파수닷컴(150900) 대표는 지난달 28일 '파수 솔루션데이 2014'에서 "우리 회사는 보안 중에서도 유별난 문서보안을 하는 회사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글로벌 SW회사로 불러주길 기대 한다"라고 말하며 회사의 탈보안을 공식 선언했다. 최근 파수닷컴은 실시간 동기화를 통해 문서의 위치에 상관없이 콘텐츠를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콘텐츠 라이프사이클 관리 솔루션
'랩소디(Wrapsody)'를 선보였다.
파수닷컴은 보안을 IT 환경과 시장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것과 동시에 탈보안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실 보안업계의 탈보안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보안산업에만 집중하는 것 보다는 IT전문성을 살려 보안을 포함한 종합IT기업으로 거듭나는 편이 매출 증대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기반을 다짐으로써, 기존 주력 사업인 보안 솔루션 및 서비스에 대한 R&D투자도 늘릴 수 있다.
안랩(053800)도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탈보안을 추진해 왔다. 보안을 포함한 새로운 IT사업 기회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그 일환으로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사내벤처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안랩의 이러한 탈보안 정책은 사업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사내벤처에서 안랩의 관계회사로 분사된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노리타운스튜디오'는 지난해 안랩의 관계회사에서 제외됐으며, 지난 4월 회사 해산 공고를 내고 현재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후 안랩은 다른 보안기업들과는 달리 보안 솔루션 및 서비스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매년 1년 매출의 20%~25% 이상을 보안기술 관련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보안SW 개발 인력도 매년 늘려나가고 있다.
보안 1세대 회사로, 어울림정보기술·어울림네트웍스·어울림엘시스 등이 포함돼 있던 어울림 그룹은 비보안분야로의 무리한 사업확장을 시도하다 재무적 어려움에 빠져 코스닥에서 상장이 폐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 업계전문가는 "보안 기술과 결합된 다른 IT솔루션이나 제품을 출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회사의 건강한 매출증대의 좋은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비보안시장으로 진출을 시도했다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얼마가지 않아, 사업방향을 다시 보안으로 전환하는 경우 손해가 크기 때문에, 이전 사례를 곱씹어보고 단순히 돈이 되는 시장이라고 무작정 뛰어들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안기업들에서 내놓은 비보안 IT솔루션.(사진제공=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