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이라진, 김지연 꺾고 첫 AG 펜싱 금메달

입력 : 2014-09-20 오후 8:49:46
◇김지연(왼쪽), 이라진. ⓒNews1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집안 싸움'이라 관중들의 마음은 편했다. 결과도 뻔할 듯 했다. 선배 김지연(26·익산시청)은 세계랭킹 6위이자 아시아랭킹 1위로서 기량이나 경험이나 최고였고, 후배 이라진(24·인천중구청)은 잘 하는 선수이긴 하나 김지연에게는 최근 경기전적 '6전 전패'로 여러모로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경기는 역시 해봐야 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졌고 결국 결과는 후배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라진은 20일 고양실내체육관서 열린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에서 김지연을 상대해 15-11로 누르고 금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1라운드를 앞선 이라진이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1라운드에서 이라진은 1-1의 동점 상황에서 4점을 연이어서 얻어 5-1로 크게 앞섰다. 준결승전에서 체력 소모가 심했던 김지연이 밀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게다가 그동안 자신의 장기로 꼽던 발펜싱을 전혀 펼치지 못했다.
 
1라운드 후반 김지연이 잇따른 공격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결국 1라운드는 이라진이 8-5로 앞서면서 종결됐다.
 
2라운드의 시작과 함께 이라진은 잇딴 효과적 공격의 성공으로 13-6 상황까지 승부를 가져갔다. 앞으로 나서기와 뒤로 물러서기를 자유자재로 했고 공격에도 꾸준히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던 김지연은 수세에 몰리며 어려운 상황에서 젖먹던 힘을 짜내며 연이어서 4점을 얻었고 13-10 상황까지 따라왔다. 승부는 점점 안갯속으로 가고 있었다.
 
다만 김지연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체력적 열세와 최대 7점차까지 밀린 점수의 차이를 따라잡긴 어려웠다. 이라진은 14-11로 앞서는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을 성공했고, 결국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순간을 맞았다.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승부는 치열했지만 결말은 아름다웠다. 둘은 서로 껴안으며 "나이스 게임"을 외쳤다. 관객들은 박수로 이들의 경기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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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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