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개방형 문서 국제 표준인 ODF가 공공부문에서 확대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서작성 소프트웨어(SW)를 만드는 오피스업계의 대응이 분주하다.
ODF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표준 문서파일이다. 문서 표준으로 ODF를 사용하게 되면 문서작성 SW 종류에 상관없이 상호 호환 가능하다. ODF 표준이 사용되면, 여러 종류의 문서작성 SW를 구입할 필요 없이 ODF표준이 지원되는 하나의 SW로 여러 종류 문서파일의 편집·작성이 가능 한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의 ODF 표준 채택에 대비하기 위해 ODF 지원이 가능한 신규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출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글과컴퓨터(030520) 문서작성SW인 '한글 오피스'에서는 현재 ODF 표준을 지원하고 있지만, 더욱 완벽한 호환성을 제공하기 위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경쟁업체인
인프라웨어(041020)도 연내 ODF가 지원되는 문서작성SW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안전행정부에서 공공문서 개방형 문서 표준 도입 추진을 논의 중이다. 현재 안행부는 민원 신청서와 공직에 지원할 때 작성하는 개방형직위 응시원서에 등에 대해 한글(HWP) 파일과 함께 ODF 파일도 제공하고 있다. 안행부는 현재 자체 연구모임을 조직하고, 실제 ODF 표준의 문서 서식을 만들어 보고, 몇 개 부서와 협의해 내부적으로 시범 적용 중이다.
서주현 안행부 협업행정과 과장은 "하나의 대안 혹은 보완적 수단으로서 아래아한글 이외에 다른 문서작성 SW에서도 사용 가능한 ODF 문서표준을 지원하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안행부 자체적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문서작성 SW가 하나의 SW에 종속돼 있었던 문제점과, 서로 다른 문서작성 SW로 작성된 문서들의 호환성이 좋지 않아 많은 비효율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개방형 문서표준 도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꼭 필요하다고 보고 안행부 등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공공부문 개방형 문서표준 도입 움직임으로 인해 관련 오피스업계는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현재 한글과컴퓨터의 문서작성 SW 한글은 공공부문에서 사실상 문서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컴 전체 매출에서 공공부문 매출은 30~35%정도이지만, 업계에서는 한컴의 나머지 민간 부문의 매출도 공공부문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의 ODF도입이 본격화되면 한컴의 매출 축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글이 ODF 표준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개방형 문서 표준이 도입되면 다른 문서작성 SW들과 비교해 이렇다 할 경쟁우위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한컴은 자사 SW의 ODF파일 호환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기존 SW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는 등 SW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지편집 SW와 같은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공공부문에 ODF 표준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사용성 향상 측면과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타나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인프라웨어도 ODF 표준을 지원하는 PC용 문서작성SW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인프라웨어의 '폴라리스 오피스'는 한컴의 HWP와 마이크로소프트의 DOC 파일은 호환이 가능하지만 ODF 표준은 지원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PC용 오피스 베타버전은 출시됐으며, 10월 PC용 폴라리스 오피스 정식버전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내년 초 제품이 정식 출시된다.
◇한컴오피스와 폴라리스오피스.(사진=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