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빵업계의 담합 행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가 납득할 수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피해가 있었는지가 명확하지 않고, 기업이 얻은 이득도 없는 상황에서 담합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006년 1월 대한제과협회와 협회 소속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동네빵집 8개 업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등 12개 업체가 공정거래협약 이행각서를 사인한 건에 대해 담합 여부를 조만간 결론지을 예정이다.
이번 건은 협회 비대위인 동네빵집 8개 업체가 2005년 10월
SK텔레콤(017670)과 파리바게뜨를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두 업체는 포인트차감 할인율이 동네빵집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할인율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협회는 뚜레쥬르와 크라운베이커리도 할인율 인하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 동반성장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협회는 이후 공정위에 관련 신고를 취하했다.
이처럼 이해 관계자가 합의를 마친 상황에서 업계는 최근까지 유지해 온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담합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협회가 신고를 취하할 당시 공정위가 공동으로 할인율을 내린 것을 인식하고도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다가 올해 들어 조사에 착수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욱이 할인율 인하는 가격 인상이 아닌 고객이 쌓아둔 포인트 차감 할인 방식이라 피해를 볼 일이 없다"며 "오히려 기업은 할인율을 내려 고객 재방문율이 감소하는 등 취할 이득도 없다는 점에서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공정위의 조사는 이동통신사를 제외하고 제빵업체에만 초점을 두고 있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포인트 차감 할인율에 대한 결정은 통신사가 주도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당시 협회와 통신사가 먼저 할인율에 대해 합의한 이후 나머지 제빵업체가 이를 따랐다.
한 전문가는 "현재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지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합의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이번 공정위 판단은 앞으로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활성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정위 내에서도 기업의 동반성장 노력을 평가하는 부서가 있는 상황에서 담합으로 결정이 나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