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중국 국책은행이 부동산 경기 침체 확산을 막기 위해 모기지 금리를 낮추는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방 정부들도 앞다퉈 부동산 매매 규제 등을 없애면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같은 정책들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4대은행, 모기지금리 '인하'..지방정부 규제완화 '러시'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관영매체를 인용해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4대 국책은행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모기지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하폭은 현행 인민은행의 벤치마크 금리 대비 15%에서 3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인민은행이 앞서 시중은행에 부동산 대출을 늘릴 것을 요구하면서 나온 정책이자, 국책은행이 나서는 것인만큼 사실상 중국 정부의 부동산 확장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홍콩 크레딧스위스의 두 진송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책이 확인된다면 이는 최근 반년 사이 처음으로 나온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부양책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은 이미 부동산 규제를 대거 풀고 있다. 중국의 47개 도시 중 부동산 관련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현재 6곳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중국 동부 장쑤성의 난징시가 지난 21일 2주택 이상의 보유를 금지하는 정책을 폐지했다. 호구를 가지지 않은 사람에 대한 주택 보유 규제도 없앴다.
◇정책 효과는 아직 미지수..주택가격 추가하락 우려
국책은행과 지방정부의 노력에도 중국 부동산 경기가 당장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FT는 우선 낮은 모기지 금리 만으로는 주택구입자들의 심리를 개선시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주택가격이 넉달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다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당장 주택구입에 나설 잠재적 매수자가 많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중국의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떨어지며 바닥수준까지 밀려났다. 하락 속도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빠르다.
또한 은행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앞서 지난 5월 인민은행이 모기지대출 확대와 저금리 유지를 주문했을 때에도 은행들은 이미 모기지 대출 마진이 너무 적다며 볼멘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한편 무디스는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업종의 중국 경제 기여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미 산업생산과 투자 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동산 재고 증가에 올들어 8개월 동안의 투자 증가율은 5년만에 최저치인 13.2%로 떨어졌다. 건설에 필요한 철강이나 구리, 시멘트에 대한 수요도 바닥을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