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관세혜택에 현대·기아차 북미 점유율 확대 '기대'

입력 : 2014-09-24 오후 5:31:36
◇현대차 울산항만 야적장(사진=현대차)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현대·기아차가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는 등 본격적인 북미시장 확대에 돌입했다.
 
지난 23일 서명, 체결된 한-캐나다 FTA 양허기준을 보면 현재 6.1%인 가솔린승용차의 관세율은 3년 내에 모두 철폐된다.  
 
캐나다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물품을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는 지난해 기준 22억2700만 달러를 수출해 전체 수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44.9%를 차지했다. 이중 절대 다수를 차지한 현대·기아차에게는 상당한 관세 혜택이 돌아가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4일 "현재 미국공장 생산모델인 쏘나타와 싼타페, 쏘렌토 등 일부모델만 관세효과를 보고 있지만, 한-캐나다 FTA 체결로 관세 철폐 혜택이 적용되면 보다 다양한 차종을 판매할 수 있다"면서 "그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다양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에서 캐나다로 판매되는 물량과 미국공장에서 캐나다로 판매되는 물량이 약 50대 50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한-캐나다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종전에 관세 혜택을 받던 미국공장 제품외에 국내에서 캐나다로 수출되는 제품이 더 경쟁력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판매할 수 있는 차종도 다양해지고,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도 다양하게 펼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가 캐나다로 판매한 자동차는 13만7100대이지만 이중 5만8627대만 국내수출물량이며, 기아차는 7만2449대를 팔았지만 5만7907대만 국내수출물량이다. 나머지는 미국공장 등에서 판매된 것으로, 한-캐나다 FTA와는 무관하다.
 
캐나다 시장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포드와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문화적, 지리적 유리함을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2.1% 수준으로 4위권에 머물렀지만 FTA 효과를 활용해 3위권 이내까지 노려볼 수 있다. 3위인 GM의 점유율은 13.5%, 2위인 크라이슬러의 점유율은 14.8%다.
 
(자료=국제무역연구원)
 
향후 시장 여건도 나쁘지 않다. 캐나다의 승용차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생산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3일 펴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승용차 판매 및 인구 1000명당 승용차 보유대수는 증가세에 있지만 생산은 2013년과 2014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불균형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 재편을 기대케 한다.
 
게다가 캐나다에 있는 미국 빅3 자동차회사의 생산공장과 일본 혼다와 토요타 생산공장은 높은 인건비와 유해화학물질 감축법안, 전기료 인상 등의 여건 변화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명진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크라이슬러가 캐나다에 대한 투자확대 계획을 철회하고, 멕시코가 생산기지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어 장기적으로 캐나다의 자동차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차뿐만 아니라 일본차 브랜드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라도 한-캐나다 FTA 선점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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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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