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25일 제5회 노무현 대통령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계기로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야권 3당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오는 26일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 3당 모두 본회의 개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이 곱지 않아 차선책으로 '필리버스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다수 여당이 독단적으로 의회를 운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의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합법적인 대여 투쟁수단이다.
장시간동안 연설을 진행하면서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정치적 행위로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김준연 동료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막기 위해 5시간 19분동안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6일 국회 본회의 직권결정을 예고한 정의화 국회의장. 의장이 앉아있는 자리 맞은 편에는 '국회의장의 기도'라는 시와 '참을 인(忍)'자가 새겨진 액자 2개가 걸려있다. 두 액자는 여·야 중 한쪽 의견에만 치우치지 말고 참고 인내하며 양당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가르침이 담겨있다.(사진=박민호 기자)
구체적으로 '필리버스터' 논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야권 3당이 한데 모인 만큼 최후의 수단에 대한 교감이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이다.
특히 새누리당도 공식적으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막기 위해 본회의날 자정까지 비상대기 하겠다고 밝힌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합법적으로 의사를 지연시키려는 야당과 국감과 새해예산안을 위해서는 26일 본회의가 데드라인이라는 새누리당간에 지루한 '필리버스터'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연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 본회의 개최를 막고 있다.
전날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본회의를 소집하지 말라'고 공식 요청했고, 오늘도 박영선 원내대표가 강한 반대 의견을 직접 전했다.
문희상 비대위장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말 본격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본회의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야당이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체 내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국회의원이 국회의원한테 본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구하는게 대체 어느나라에서 있는 일이냐"며 자괴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 모든 의원들의 의견을 담은 개의요구서를 국회의장실에 제출해 사실상 단독 본회의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