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정석 “신민아, 정말 멋있고 훌륭한 배우”

입력 : 2014-09-27 오후 4:26:32
◇영화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의 주연을 맡은 배우 조정석. (사진제공=씨네그루㈜다우기술)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지난 1990년 개봉해 높은 인기를 얻었던 영화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보통 부부의 신혼 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것은 배우 박중훈이었다. 그리고 24년 후,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가 재탄생했다. 박중훈의 까마득한 후배 배우 조정석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동안 < 건축학개론 >, < 역린 >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 얼굴을 비춰온 조정석은 인상적인 연기로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의 극 전체를 이끌고 나간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조정석의 코믹 연기는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소 중 하나.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정석은 “리메이크작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원작과 비교를 하시는데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도, 촬영을 할 때도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물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만족을 하고,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2014년형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가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정석이 배우 신민아와 신혼 부부로 호흡을 맞춘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는 다음달 8일 개봉한다.
 
다음은 조정석과의 일문일답.
 
◇배우 신민아(왼쪽)와 조정석이 신혼 부부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사진제공=씨네그루㈜다우기술)
 
-24년전에 개봉했던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는 본 적이 있나.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본 것은 아니고 초등학생 때 봤다. 사실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리메이크작인지 몰랐는데 시나리오의 제목을 보고 원작이 생각났다.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 원작이 가물가물해서 자료를 찾아보니까 다 생생하게 기억이 나더라. 당시 원작의 주연을 맡았던 박중훈 선배님과 故최진실 선배님의 광팬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그 영화가 너무 재밌었다.
 
-원작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고, 대선배인 박중훈이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부담감은 없었는지.
 
▲명작으로 기억되는 작품을 리메이크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부담이 됐다. 원작과 같은 리메이크작은 나오기 힘들다고 그러지 않나. 부담 이전에 영광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선배님의 역할을 내가 맡아서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이 영화는 새로운 영화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떨쳐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고, 평소 많은 관객들이 조정석의 코믹 연기를 좋아했다는 점에서 조정석만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영화였다는 평이 많은데.
 
▲자기가 갖고 있는 장점이 뭔지 정확히 아는 배우가 좋은 배우고, 영리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이 캐릭터는 이럴 것이다”라고 접근을 하면서 연기를 하다 보니 내 장점이 잘 묻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9급 공무원이라는 캐릭터의 직업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조정석이란 배우가 그런 직업을 가진 캐릭터 안에 들어가서 연기하다 보니 캐릭터가 더 재밌게 구현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직업은 정적이지만 캐릭터는 동적이라 시너지가 발휘됐다.
 
-극 중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들이 많다. 그런 신들을 촬영할 땐 배우 입장에서도 웃음을 참기 힘들었을 것 같다.
 
▲나도 그렇고 (신)민아도 그렇고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이 영화는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적인 정서에 대해 같이 공감할 수 있어야 재밌게 볼 수 있어야 하는 작품이다. 부부가 싸울 때 사소한 것 때문에 싸우고, 서로 이기적일 때도 있다. 많은 감정들이 이 영화에 숨겨져 있는데 그런 것들을 진실되게 표현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주변 상황을 통해 웃음을 주려 했다.
 
-코믹 연기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든 배우들이 연기는 호흡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코미디 역시 호흡이다. 그리고 타이밍이다. 개그 프로그램을 볼 때도 출연자가 순간적으로 재치있는 입담을 보여줄 때 재미를 느끼지 않나. 내 개인적인 재능으로 코미디적인 요소를 발휘하는 것은 지양한다. 대신 나는 배우 사이의 호흡과 리액션, 주고받음을 통해 상황적인 웃음을 주려한다.
 
◇신혼 부부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사진제공=씨네그루㈜다우기술)
 
-상대 배우인 신민아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대화를 많이 했다. 민아는 정말 멋있고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내가 민아의 얼굴을 자장면 그릇에 박고 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흔쾌히 승낙했다. 여배우로서 승낙하기 어려운 장면 아닌가. 그만큼 영화에 대한 열의와 열정이 있었다.
 
-현재 꿈꾸고 있는 신혼 생활이 있나. 미래의 신붓감은 어떤 사람이면 좋을 것 같은지.
 
▲나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이 가장 행복하고 좋은 것 같다. “진짜 행복해야돼”라고 억지로 마음을 먹으면 오히려 불행할 것 같다. 출근할 때 아내의 배웅을 받는 것은 꼭 해보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 이야기가 잘 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저런 취미 생활을 공유하고 싶다.
 
-이번 영화를 통해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나.
▲결혼에 대해 원래 긍정적인데 영화를 통해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 나는 극 중에서 부부가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것들이 다 이해가 되더라. 그리고 남녀가 싸울 때 여자의 심리도 다 이해가 됐다.
 
-뮤지컬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 블러드 브라더스 > 란 작품에 출연을 했는데. 앞으로도 영화와 뮤지컬을 병행할 생각인가.
 
▲나는 뮤지컬을 통해 데뷔를 했다. 뮤지컬은 남다른 애정이 있는 장르다. 항상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을 넘나들고 싶다. 대신 “이번엔 영화를 했으니 다음엔 뮤지컬을 할 것”이라는 식으로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나 뮤지컬의 출연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나는 내가 재밌으면 오케이다. 내가 재밌다고 느끼면 나와 같은 눈을 갖고 있는 배우가 그 작품을 할까봐 내가 낚아챈다. 나를 계속 긴장시키고 궁금하게 하고, 빠져들게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가 좋은 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
 
-배우로서 어떤 욕심을 갖고 있나.
 
▲나는 안주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선 내 단점을 깨기 위해 뭔가 시도를 하고, 모험을 해야 한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게 나의 욕심이다. 배우는 욕심이 정말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그 욕심을 겉으로 드러내진 말아야 한다. 그 욕심 때문에 연기가 안 좋아질 것 같다. 그러면 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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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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