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한국-대만 결승전 경기에서 6회말 1사 1, 3루 상황에 김광현이 궈예원에 역전 희생타를 허용하고 있다. ⓒNews1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야구가 천신만고 끝에 대만을 꺾고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8일 저녁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2이닝에 걸쳐 3탈삼진 무실점의 맹활약을 펼친 안지만과 손아섭·황재균 등의 활약을 통해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대만을 꺾으며 우승을 이뤘다.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포함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론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궈지륀의 호투에 농락당한 초반 한국 타선
한국이 1회초 무사 만루의 좋은 찬스를 연속 삼진과 땅볼 등으로 날린 가운데 결국 1회말 대만이 먼저 귀중한 점수를 냈다.
대만은 선두타자로 타석에 올라선 천핀지에가 한국의 선발 투수 김광현의 2구를 우중간에 깊게 뻗는 3루타로 연결해 기회를 엮었고, 다음 타자 린한의 2루수 땅볼에 맞춰 홈에 들어오면서 점수를 뽑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만의 선취 득점이다.
1회초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던 대만 투수 궈지륀은 이후 12타자를 범타로 이끌며 한국에 득점 기회를 주지 않았다.
궈지륀의 투구는 시간이 지날 수록 위력을 더했다. 투구수도 1회 30구, 2회 16구로 적지 않았지만 3회와 4회엔 10구로 줄어들었다. 4회말까지 궈지륀은 66구를 던지면서 4탈삼진을 곁들인 호투를 펼쳤다.
한국 타선이 궈지륀을 공략한 때는 5회초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모처럼 안타를 친 이후 맞은 2사 3루 상황, 볼넷을 고른 민병현에 이어 타석에 오른 손아섭이 우전안타를 날리면서 결국 한국은 어렵게 동점을 이뤘다. 궈지륀은 천관위로 교체됐다.
◇황재균. ⓒNews1
◇상대 실책에 역전한 한국, 재역전당해
5회초 1-1의 동점을 만든 한국은 2사 1, 3루 찬스에서 타석엔 김현수가 올랐다. 한국의 역전이 가능한 상황.
김현수는 천관위의 2구를 공략했고 유격수인 판즈팡 쪽으로 타구가 굴러갔다.
하지만 이때 판즈팡의 송구가 1루수를 한참 벗어나는 실책이 나왔다.
결국 3루에 있던 민병헌이 홈으로 들어왔고, 한국은 역전을 이뤘다. 다만 1루의 손아섭이 홈까지 들어오다 아웃돼 아쉽게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한국은 한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6회말 린쿤셩의 좌전안타와 천핀지에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린한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한 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궈옌원의 희생플라이를 막지 못하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끝내 김광현은 자신의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한현희로 교체됐다.
한현희는 후속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초 점수를 내지 못한 한국은 7회말 한현희를 양현종으로 교체했다. 그렇지만 양현종은 무사 1, 3루의 위기를 허용하 고 마운드를 내려오게 됐다.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선 안지만이 주리런을 헛스윙 삼진으로, 린쿤셩과 판즈팡을 연속 뜬공으로 잡아 위기에서 탈출했다.
◇28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한국-대만 결승전 경기에서 한국 투수 안지만이 8회 2사 상황에서 궈예원을 삼진 처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News1
◇8회말 4득점, 대역전 성공..안지만 승리 투수
궈지륀처럼 천관위도 시간이 지나며 구위가 확연하게 떨어져갔다. 끝내 8회 들어 1사 1, 3루 실점 위기를 엮었고 결국 마운드서 내려왔다. 대만의 다음 투수는 뤄지아런.
하지만 뤄지아런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위기를 이었고, 강정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밀어내기로 한국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리드를 지켜오던 대만으로선 예상하지 못했던 동점이다.
한국은 결국 뤄지아런을 집중 공략해 기적의 대역전극을 써냈다. 나성범이 2루수 땅볼을 치며 김현수를 홈에 불러온 데에 이어, 황재균이 쐐기 2타점 우전 적시타에 성공한 것이다.
안지만은 다음 8회도 깔끔하게 책임졌다. 천핀지에를 삼진으로, 린한을 땅볼로, 궈옌원을 삼진으로 잡았다.
9회말에 한국은 임창용과 봉중근을 투입했고 결국 아시안게임 우승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