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 핌코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은 그로스 창업자의 사임으로 핌코에도 타격이 될 뿐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서치업체인 샌퍼드 번스타인은 보고서에서 "그로스 창업자의 사퇴로 핌코가 운용하는 자금 1조9700억달러 중 최대 30%가 빠져나갈 수 있다"며 "핌코 자금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핌코에 71억달러 자금을 맡기고 있는 인디애나퇴직연금 역시 "현재 핌코를 요주의 관찰기관 리스트에 올려 놓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는 채권 시장에 바로 반영이 됐다.
그로스 창업자가 사퇴를 발표한 26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0.026%포인트 오른 2.530%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그로스 사임 소식에 장중 2.546%까지 올랐었다.
유로존 국채 시장에서도 파장이 이어졌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은 4bp 올랐고 이탈리아 10년물 역시 3bp 상승했다.
그로스 창업자의 사임으로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아론 콜리 BNP파리바 채권 전략가는 "그로스의 사임으로 핌코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토마스 시들 샌포드 번스타인 전략가 역시 "핌코 고객들이 야누스 패키탈로 옮겨가며 자금을 상환할 수 있다"며 "국채시장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 시장 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같은날 핌코의 모회사인 독일 알리안츠의 주가는 6.2% 급락했고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핌코하이인컴펀드와 핌코글로벌스탁스플러스&인컴펀드는 각각 6.1%, 5.7% 급락했다.
반면에 핌코의 경쟁사인 블랙록의 주가는 4.21% 올랐고 그로스 창업자가 새로 몸을 담게 될 야누스캐피털그룹의 주가는 무려 43.2% 폭등하기도 했다.
톰 디 갈로마는 ED&F 맨 캐피털마켓츠 전략가는 "그로스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대규모 자금 회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로스의 사임이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 경제가 견고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금융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방향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케빈 기디스 레이먼드 제임스 채권부문 수석은 "현재의 반응은 곧 사그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잭 보글 방가드그룹 창립자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로스의 사임은 핌코에 커다란 손해"라면서도 "하지만핌코 고객들이 핌코 펀드를 떠나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