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오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회의에 세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지만 주요국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실질적 합의에 도달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마켓워치는 3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개최 이틀을 앞두고 각각 정상들이 속속 런던으로 모이고 있지만 시작 전부터 각국의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주요 참가국들의 의견이 확연히 갈리는 모습이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정상회담에 참가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각국이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미독일은 경기부양을 위해 충분한 돈을 써왔다"며 "추가 경기부양책 여부를 논의하기 전에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역시 미국의 요구를 반대하며 "세계 금융부문 규제에 대한 논의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이미 달러를 대신할 새로운 기축통화의 필요를 제기해 정상회담의 의제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기축통화 논란을 일축함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기축통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전망이지만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 속에 전문가들은 각국의 의견 차이로 이번 정상회담이 공허한 선언문 낭독으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닐 맥키넌 ECU그룹 수석연구원은 66명의 정상이 모여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지난 1933년의 런던 회담을 거론하며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각국 정상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면 현재의 경제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결론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G20 회담에서 최대 현안인 시장 문제를 다루겠지만 모두를 놀라게 할만한 긍정적 결론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상회담이 열리는 런던 시내에는 빈곤 문제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이르는 다양한 내용의 개선을 촉구하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항의 집회가 예정돼 있어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를 더욱 혼란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