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3세경영 '삐끗'..경영능력 '의문'

OCI, 실적 회복 발등의 불..넥솔론 지원사격 쉽지 않을 듯

입력 : 2014-09-30 오후 5:06:3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 업황이 장기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OCI그룹의 3세 경영체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들의 경영능력에도 의문표가 붙었다.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이자 OCI를 이끌고 있는 이우현 사장은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발목이 잡히자 태양광발전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차남인 이우정 넥솔론 대표는 유동성 위기로 끝내 법정관리에 돌입, 사면초가로 내몰렸다.
 
업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위기에 빠진 넥솔론을 구하기 위해 OCI가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OCI 역시 잇단 실적 부진으로 재무 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한 탓에 현실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더 설득력이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우정 대표의 OCI 지분은 0.20%(4만7000주)로 지난 19일 0.39%에서 채 2주도 안 돼 0.19%포인트 감소했다. 지난달 14일 넥솔론이 1537억원 규모의 채무 원리금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채권자들이 이 대표의 주식에 대한 담보권을 행사한 결과다.
 
이 대표가 이끄는 넥솔론도 지분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자들이 잇따라 담보권 행사에 나서면서 이 대표의 지분율은 이날 기준 14.8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말 23.88%에서 불과 석달만에 8.99%포인트의 지분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개인자격으로서 2대 주주였던 이우현 OCI 사장이 타의로 넥솔론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넥솔론이 OCI 일가와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지원사격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OCI 측은 넥솔론은 회사와는 무관한 개별 기업임을 강조하며 단호히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이수영 회장의 최근 행보에서도 분명하게 읽힌다. 이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130억원, 100억원을 넥솔론에 대여해줬다. OCI 관계자는 "넥솔론은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향후에라도 지원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OCI의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OCI의 부채비율은 2012년 3분기 95% 대비 해 2분기 127%로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103%로 100%를 넘어선 뒤 매분기 증가하는 추세다. 태양광 사업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면서 재무건전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우현 OCI 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설명회를 시작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채비율 축소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형제기업 지원사격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OCI는 태양광 부문의 사업다각화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OCI의 자회사인 미션솔라에너지(MSE)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에 연산 100㎿ 규모의 태양광 셀·모듈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앞서 지난 2012년부터는 4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샌 안토니오시에 전력을 판매하는 발전사업에도 뛰어드는 등 주력인 폴리실리콘 이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면 넥솔론은 자구책 마련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넥솔론은 오는 11월21일 채권단이 참석하는 1차 관계인 집회 준비와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지만, 회사의 회생계획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법정관리로 인해 회사 영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태양광 업황 침체 장기화로 한계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업계에서는 공급업체 선정시 재무건전성과 기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정적 공급과 사후서비스 등을 담보하기 위해 기업 건전성도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넥솔론 관계자는 "현재 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을 작성 중"이라면서 "제출된 계획안이 승인받는 것과 동시에 1차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과 입장차를 좁혀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력이 결실을 맺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시장은 이미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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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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