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005930) 3분기 실적 발표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조원대를 하회하는 3조원대의 관측마저 제기되면서 시장의 우려는 한층 커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3분기 실적 부진을 기정사실화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일 "오는 7일 발표되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만큼 치명적인 쇼크일 것으로 내부에서도 예측하고 있다"며 "다만 영업이익 앞자리가 3이냐 4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시장은 벌써 반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3조원대로 또 다시 내려잡는 리포트들이 최근 속출하는가 하면,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110만원선이 붕괴되기 직전이다.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이 넘는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정확히 1년 만에 절반 이상의 실적 급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분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무선사업부(IM)의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까지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갤럭시는 부메랑이 됐다.
◇증권가, 3조원대 이익 전망 잇따라.."IM, 반도체에 잡힐까"
<출처:각 증권사>
지난 24일 동양증권과 LIG투자증권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3조9500억원, 3조9300억원으로 내려잡았다. 이후 대신증권, 신영증권, KTB투자증권이 잇따라 3조9000억원대의 수정 추정치를 내놨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10조1640억원, 직전 분기였던 지난 2분기 7조187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급락이다.
스마트폰 출하 부진과 재고 조정으로 무선사업부의 영업이익이 2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비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과 관련된 부문의 동반 부진이 현실로 굳어졌다. 더불어 생활가전 부문의 적자 전환으로 소비자가전(CE) 부문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다만 메모리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 이익이 IM 부문 이익을 넘어설 지도 관심 포인트다.
조우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IM 사업부 영업이익은 2조원 수준으로 재고 조정이 있었던 지난 2분기 대비해서도 50% 감소할 전망"이라며 "IM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8.3%로 지난 2010년 2분기 7.2%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전망도 어두워..믿을 것은 반도체"
문제는 4분기에도 눈에 띌 만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 출시에도 불구, IM사업부의 이익은 4분기에도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반도체 부문의 이익 개선이 장기적으로는 전사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과 TV를 포함한 가전, 스마트폰으로 구성된 세트의 포트폴리오가 남은 희망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IM사업부의 인력 재편 등 비용절감과 함께 몸집 줄이기에 나선 반면 반도체사업부는 D램 반도체 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8조6400억원에서 내년 11조5100억원으로 30% 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타사를 압도하는 메모리 미세공정 전환 속도로 이익률 측면에서 호조를 지속할 것이고, 현재 부진한 시스템 비메모리반도체(LSI) 부문도 내년 14nm 핀펫 공정 양산으로 일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호조와 CE 부문의 TV 성수기 효과로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개선된 4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내년 1분기까지 4조원 내외의 영업이익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외경.(사진 =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