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옛 사장님 차의 명성은 온데 간데 없고 거의 반쯤은 국민차가 되어버렸다. 그럭저럭 산다는 집에서는 웬만하면 이 차를 탄다는 진부한 소리도 나온다. 현대차 그랜저 얘기다.
르노삼성이 그랜저의 식상함을 제대로 공략하고 나섰다. 박동훈 르노삼성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이 타는 차를 타면 안심을 하는 트렌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랜저에 식상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뉴 SM7은 최적의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르노삼성이 한 때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내수시장 3위를 차지했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 SM7은 그랜저에 이어 준대형차 시장 2위를 꾸준히 유지했을 정도.
'Nova(신성)'라는 이름을 달고 새롭게 출시된 SM7이 다시 한번 르노삼성자동차의 '리즈 시절'을 이끌 수 있을까. 카통팀이 'SM7 노바'의 성공 가능성을 낱낱이 분석해 봤다.
◇SM7 Nova.(사진=르노삼성자동차)
◇세계 10대 엔진의 위엄..승차감 '넘사벽'
주행성능·승차감 : ★★★★★
SM7 노바에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워즈'가 발표하는 세계 10대엔진에 14년 연속 이름을 올린 닛산의 'VQ'엔진이 탑재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닛산 알티마에 얹는 VQ 엔진은 신형, SM7에 얹는 VQ 엔진은 구형이라 말하기도 한다.
르노삼성은 이에 대해 "어떤 엔진을 써서 우리 차량에 접목시키고 튜닝을해 차를 만들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SM7의 VQ엔진은 구형엔진이 아니라 이 차에 가장 적합한 엔진"이라고 강조한다.
주력 라인업에 탑재되는 2.5 VQ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8kg.m를 기록한다. 회사가 경쟁상대로 꼽은 현대차 그랜저(190마력·24.6kg.m)와 거의 비슷하지만 기아차 K7(201마력·25.5kg.m)보다는 조금 뒤쳐지는 수준이다.
◇SM7에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워즈가 세계 10대 엔진으로 14년 연속 선정한 닛산의 VQ엔진이 탑재됐다.(사진=르노삼성자동차)
그러나 실제 카통팀이 느낀 SM7 노바의 승차감은 그랜저와 K7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을만큼, 아니 오히려 우위에 있다고 생각될 만큼 상당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고속주행 구간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 전혀 없었고 부드럽게 밟히는 브레이크 페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핸들링은 근래 몰아본 자동차 중 가장 좋았다고 느낄 정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면서 차체 하부의 서스펜션을 좀 더 견고하게 가다듬어 승차감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 실연비 테스트, 표시연비보다 고속도로 높고 시내 낮아
연비 : ★★☆☆☆
르노삼성이 공개한 SM7 노바(2.5)의 연비는10.2km/l(도심: 8.9, 고속도로: 12.2)다. 그랜저(2.4)와 K7(2.4)이 리터당 11.3km를 달리는 것에 비해 1km 이상 낮은 수치다. 엔진 크기가 약 100cc 정도 차이나긴 하지만 분명한 단점이라는 지적이다.
카통팀은 르노삼성이 공개한 표시연비와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연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정 구간을 설정해두고 직접 실험해봤다.
먼저 고속도로 실연비를 측정해보기 위해 합정동 이토마토 빌딩을 출발해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타고 파주 임진각까지 다녀오는 왕복 100km 코스를 짰다. 강변북로로 진입하는 시내구간 약 2km를 빼고는 순전히 정체가 없는 고속도로 구간이었다.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결과는 주행거리 104.1km, 평균연비 12.4km/l, 평균속도 72.8km/l, 연료소비량 8.3l 였다. 르노삼성이 공개한 고속도로 표시연비는 12.2km/l다.
◇(사진=뉴스토마토)
시내구간 실연비 측정은 역시 합정동 이토마토 빌딩을 출발해 서울시청을 찍고 돌아오는 왕복 18km 구간을 정했다. 합정역-홍대-신촌-이대를 거치는 서울시내 최대밀집 구간 중 한곳이라 실제 출퇴근시 차량으로 SM7 노바 구입을 고려하는 독자들은 이번 실험 결과를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트립컴퓨터가 집계한 결과는 주행거리 18.2km, 평균연비 6.2km/l, 평균속도 16.2km/l, 연료소비량 2.9l 였다. 르노삼성이 공개한 시내 표시연비는 8.9km/l다.
◇(사진=뉴스토마토)
◇혹평받은 디자인..'신성' 출시로 재평가 기대
디자인 : ★★★☆☆
지난 2011년 출시된 올 뉴 SM7은 전작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판매량으로 부진했다. 사람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디자인을 지목했다.
그런데 르노삼성은 '노바'를 새롭게 출시하면서도 혹평받았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는 무리수를 뒀다. 전작에 비해 달라진 점은 QM3에서부터 시작한 르노삼성의 새로운 아이덴티티 룩(전면부 디자인)을 노바에도 적용한 것이 전부다.
◇르노삼성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적용된 SM7 노바의 전면부.(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르노삼성은 혹평받았던 디자인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동훈 부사장은 "2011년 출시 당시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해서 굉장히 칭찬들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디자인이 나빠서 판매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우리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제대로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만 있다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우선 전체적인 외관은 이 회사의 최고급 세단이라고는 하지만 경쟁차종에 비해서는 조금 젊고 개성있는 느낌이다. 특히 조금 무난한듯 지루해 보이는 전면부에 비해 뒷부분은 섹시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톡톡 튄다.
◇SM7 노바의 뒷모습.(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전체적인 라인은 조금 둔탁해 보일 정도로 두껍다. 다소 큰 헤드라이트와 볼륨감 있는 전면부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내부의 대시보드는 조금 올드한 느낌이다. 기품있는 올드함이라기 보단 약간 구닥다리식의 어설픈 디자인이라는게 카통팀의 분석인데, 정중앙에 위치한 모니터와 아래쪽 버튼들의 조화가 약간 부자연스러운게 원인이다. 계기판은 단순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만족해할 것이다.
◇SM7 노바의 센터페시아.(사진=르노삼성자동차)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 불편 지적 있을듯
편의사양·안전성 : ★★★☆☆
르노삼성이 SM7에 노바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새롭게 추가한 몇 안되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화면의 네비게이션을 차량 내부 모니터에 띄운다는 것인데 실제 사용해 보니 그럭저럭 쓸만했다.
그러나 운전자가 보유한 스마트폰에 꼭 'T맵' 등 2~3가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 운전을 시작하기 전 스마트폰과 차량 내부 화면을 일일이 조작하고 연동시켜야 한다는 점 등이 대다수의 운전자들에게 불편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비게이션 한번 작동시키려고 두세단계의 수고를 거쳐야 하니 말이다.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 시연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이외에도 사이드미러의 각도에서 벗어나 양 옆 차선에서 접근해오는 차량을 인식해서 알려주는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주차시 차량의 사방을 하늘에서 내려다본듯한 시각효과를 제공해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AVM)' 등 꽤 괜찮은 편의장치들도 눈에 띈다.
스마트 에어백 시스템은 탑승자의 자세와 안전벨트 착용 여부 및 충격강도를 센서로 감지해 자동으로 에어백이 터지는 강도를 조절해 준다.
또 르노삼성이 최고의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자랑하는 세이프티 존 바디, 급제동 대비 '브레이크 시스템(RAB)' 등이 탑승자의 안전을 도모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