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도심을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에 철수 명령을 내렸음에도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렁 장관이 TV 연설을 통해 "월요일 전까지 정부 청사를 막고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3000여명의 공무원이 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태가 더 악화되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며 "이는 공공의 안전과 사회 질서에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렁 장관의 해산 명령에도 저녁이 되자 수십만명의 시위대가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반정부 시위를 강행했다. 이날 시위대는 약 20만명으로 지난달 26일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시위를 이끌고 있는 학생들은 오는 2017년에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중국의 제약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중국 성향의 인사들을 통한 간접선거가 아닌 직접선거를 요구하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정부 측이 시위대에 월요일 전까지 해산하라고 통보한 만큼 진압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치퀑 민주당 소속 입법회 의원인 홍콩대 부교수는 이메일을 통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일어날 일을 아무도 멈출 수 없을 것"이라며 "적어도 정부청사 입구에서라도 떨어져 있기를 눈물로 애원한다"고 호소했다.
◇학생 시위대가 정부 청사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