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거주하는 김길수(가명·70세)씨는 주거급여 대상자다. 현재 8만원 정도의 주거급여를 받고 있는 김씨는 새로운 주거급여 시행으로 인해 지급액이 13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5만원이 적은 돈일지 모르겠지만 최저생계비만 겨우 벌고 있는 김씨에게 5만원은 비, 바람을 막아줄 방한칸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적 주거복지의 하나인 새로운 주거급여가 시범사업을 마치고 본사업 실시만 기다리고 있다. 본사업이 시작되면 저소득층 97만가구가 금전적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7월~9월 3개월 동안 전국 23개 시·군·구에서 개편 주거급여에 대한 시범사업이 마무리됐다.
이번 시범사업으로 기존 주거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약 6만3000가구에 대한 실태조사와 급여 차액분에 대한 지급이 완료됐다.
현 정부에 의해 개편된 주거급여는 기존 기초생활보장제도 내 주거급여를 개편, 소득·주거형태·주거비부담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저소득층의 주거비를 보조하는 제도다.
본사업이 시작되면 임차가구는 임대료 수준을 고려한 보조금을 지급받게 되며, 자가가구는 주택상태조사 등을 통해 주택개량을 위한 유지수선비를 보조받을 수 있다.
새로운 주거급여에 따라 이전 73만명이던 지급대상은 97만명으로 확대되고, 가구당 월평균 지급액은 평균 8만원에서 11만원으로 3만원 정도 상향된다.
급여는 지역별 기준임대료, 해당 가구가 실제 지불하는 임차료 등을 고려해 지급된다.
(자료제공=LH)
위탁 기관인 LH가 임대차관계, 실거주여부 등 주택조사와 자가주택 개보수공사 사업총괄, 주거급여 시스템 등 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사범사업 조사 초기 보이스피싱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고, 조사를 거부하는 대상자도 있었지만 시범사업 기간동안 현장 조사원들의 지속적인 방문과 설명으로 개편 주거급여 지급을 위한 실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향란 LH 주거급여 조사원은 "요즘에 보이스피싱이 많이 있다보니까 전화를 드려도 못 믿어하는 분들이 많았고, 어떤 분들은 저희가 가면 정말 반가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음료수나 고구마도 싸주시고 고맙다고 하신다"고 시범사업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특히 LH는 개편 주거급여 지급 외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고시원, 비닐하우스, 쪽방 등 비주택거주 가구에 대해서는 매입임대나 전세임대를 직접 알선할 계획이다.
서환식 LH 주거복지처 차장은 "실태조사를 통해 알게된 쪽방이나 비닐하우스, 고시원에 사는 비주택가구가 있다"면서 "그분들한테는 LH가 매입임대나 전세임대를 직접 알선을 해 주거상향 지원 등 서민주거복지를 위해서 공적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와 LH는 개편 주거급여의 시범사업을 마치고 본사업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연내 본사업 추진은 불가능하다. 세월호에 휘말린 파행국회로 관련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