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혁신과 발전을 꾀한다는 거래소 의지에 의구심이 듭니다. 아직 미성숙단계인 ETF시장이 위축될까 걱정입니다."
오는 11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개설을 앞두고 ETF 시장조성자인 자산운용업계가 울상이다. ETF 상품과 거의 유사한 ETN 상품 등장은 가뜩이나 위축된 운용업계 ETF 시장에 또 하나의 변수가 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7일 거래소의 ETN 시장 개장을 앞두고 초기시장 선점에 방점을 둔 6개 대형 증권사가 저마다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12년간 ETF 시장 활성화에 공 들여온 터줏대감인 운용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ETF 시장 활성화 방안의 진정성에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한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거래소가 상품구조에 있어 차별화 방향을 설정했다고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ETF 시장 기반이 정상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새 고민을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ETF 시장이 안착에 성공하기도 전에 상품차별화와 운용 밸류에이션 창출 등의 새 과제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거래소가 코스피지수나 특정지수는 제외토록 했고 차별화된 전략과 섹터를 추종토록 유도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봐선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거래소 의지대로 주가연계증권(ELS)을 표준화해 장내로 들인다면 이 역시 ETN 상품과의 실질적 경쟁구조를 이루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용국 거래소 증권상품시장 부장은 "ETF 산업의 선진화를 이끈 코스피200 관련 ETF와 섹터 ETF 관련 레버리지는 진행할 수 없도록 기존영역에 보호장치를 뒀다"며 "나머지는 일정부분 경쟁이 불가피하겠으나 가급적 중복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투자자 입장에서 새 영역인 ETN 시장은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형 상품으로 실물편입과 해외지수도입 등 상품개발에 한계가 있었던 ETF와 다른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해외 ETF가 상장해도 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대형 증권사들의 ETN 시장 진출로 상장지수 상품시장이 대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며 "장내투자상품 라인업 다양화 측면에서 장기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