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3분기에도 순항을 이어간 반면 시스템LSI의 적자는 지속되면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특히 시스템LSI 사업부의 모바일 프로세서 매출이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두 사업부 간의 실적 양극화 문제가 한층 심화되는 모양새다.
7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업계, 증권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4조1000억원)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스마트폰을 따돌렸다.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단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3분기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2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30% 수준으로 메모리 시장 경쟁자인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D램 시장 전반에 걸쳐 PC 수요에 힘입어 3분기 내내 견조한 가격 흐름세가 이어졌고, 삼성전자 D램의 경우 일부 프리미엄이 더해졌다"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애플의 신제품 출시로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역시 삼성 제품은 경쟁사 대비 가격 방어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3분기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1조원대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지만 다수의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 보면 최대 30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대비로는 1000~1500억원 가량 적자폭을 줄였지만 고공 행진하는 메모리와의 양극화 문제는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가장 큰 원인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의 최대 매출원이었던 애플향 파운드리 물량 감소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의 매출 부진이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6부터 대만의 TSMC에 대한 파운드리 물량을 대폭 늘리면서 지난해 대비 파운드리 매출이 급감했다. 엑시노스 개발을 위한 영국 ARM과의 라이센스 계약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편 시스템LSI 사업부는 사실상 올해는 포기하고 내년을 바라보는 분위기다. 애플에 대한 파운드리 물량 축소로 인한 '보릿고개'는 이미 예상됐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한편 내년 본격화되는 14나노 핀펫 공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총괄 사장은 앞서 서초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14나노 핀펫 제품이 애플에 공급된다는 소식과 관련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내부.(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