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서울에서 1억원 대 집이 6만2000여가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인 20~30대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최근 전세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집주인들이 낮은 예금금리에 전세보다 수익성 높은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 그러나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어 이에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15% 상승했다. 수도권은 0.18%, 서울은 0.14% 올랐다. 특히, 강남과 강북은 각각 0.15%, 0.13%를 기록하며 17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전셋값 상승세에 매매수요로 돌아서는 실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의 경우 전세물건 부족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선회하는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도 "전세값 상승에 의한 매매전환 등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도 내 집 마련 수요에 한 몫 더하고 있다. 정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의 문턱을 낮추고, 생애최초주택자금 대출 금리를 기존 3.8%에서 3.5%로 인하하는 등 혜택이 더해졌다.
결혼을 앞둔 이모씨(30세·남)는 "예비 아내와 함께 꾸준히 돈을 모아왔다"며 "어차피 월세 낼 돈으로 3%대 금리 이자내면서 내 집에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에서도 1억원 수준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곳이 있다.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추가 대출을 통해 최대 3억원선에 매입할 수 있는 아파트도 상당 수준 존재했다.
부동산써브 조사 결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에 살 수 있는 아파트는 총 74만7891가구로 집계됐다.(10월 2주차 시세 기준)
특히, 서울 내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 가구는 6만2253가구, 경기는 51만7263가구, 인천은 16만8375가구로 나타났다.
여기에 어느 정도의 대출을 끼고 매입할 경우 최대 3억원 이내에 매입할 수 있는 아파트도 97만7862가구 정도였다. 2억원 이상 3억원 미만 아파트는 서울이 21만5634가구, 경기가 59만3256가구, 인천이 16만8972가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내 집 마련을 위해 무리한 대출로 매입을 서두르기 보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찾을 것으로 조언한다.
김미선 연구원은 "최근 매도호가가 상승하며 급매물 등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한 대출보다 시간을 갖고 저렴한 매물을 찾는 것이 좋다"며 "실거주라면 정책에 따라 시세가 등락하는 단지보다는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수요층이 탄탄한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자신의 생활여건을 고려해 지역을 선택하면서 한 곳이 아닌 여러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또 대단지 입주 등이 있는 지역은 입주물량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매매값 등이 약세를 보이기도 해, 이들 지역의 매물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