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기업의 광고수요는 넘치나 소비자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신뢰회복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컨텐츠 마케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이주현 에델만디지털코리아 박사)”
지난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한국광고학회’ 주최로 ‘전환기의 온라인광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 이라는 주제로 기획 세미나가 진행됐다.
기업의 광고 수요는 계속 커지고, 모바일광고, SNS 광고 등 새로운 광고 수단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제 소비자들은 '광고'를 '공해'라고 인식할 만큼 신뢰도가 낮아진 상황이다.
이 세미나에서는 대안으로 ‘콘텐츠 마케팅’이 주목 받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콘텐츠 마케팅은 수익성 있는 소비자 행동의 유발을 목적으로, 매력적인 컨텐츠를 생산하고 배포하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넷플리스는 여성 교도소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Orange Is the New Black’을 홍보하기 위해 뉴욕타임즈에 대가를 지불하고 기사를 노출하는 ‘네이티브 광고’를 실었다.
이 기사를 보면 넷플릭스가 돈을 지불했다는 내용은 독자에게 알려주지만,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는 최소한으로 노출된다.
기사에서는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여성의 교소도 생활’의 문제점을 짚어낸다. 또 동영상, 차트, 음성 콘텐츠 등을 기사에 배치해 독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 기사는 곧 여성의 교도소 생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넷플리스는 처음 목표인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단순히 드라마에 내용을 담은 홍보 기사가 아니라, 드라마의 배경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자극한 '콘텐츠'가 성공을 이끈 것이다.
◇넷플릭스가 뉴욕타임즈에 대가를 지불하고 만든 네이티브 광고 기사. 넷플릭스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없지만, 넷플리스는 드라마 홍보라는 목적을 달성했다(사진=뉴욕타임즈 홈페이지)
이주현 박사는 “컨텐츠 마케팅은 독자에게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가치있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신뢰관계 형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의 기사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기업 스스로 지속적으로 믿을 수 있고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는 경우도 많다.
HSBC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고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전 세계 금융시장에 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레드불은 스포츠 음료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위해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후원하고 관련 이야기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시킨다.
다만 레드불의 경우 매출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의 마케팅비용을 쓰기 때문에,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함께 존재한다.
◇HSBC는 홈페이지에 금융상품이 아니라, 고객이 관심이 가질만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관한 우수한 콘텐츠를 꾸준히 노출하고 있다.(사진=HSBC홈페이지)
문장호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 컨텐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고, 해외 기업들을 중심으로 점차 컨텐츠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또 "광고주들은 이렇게 생산한 컨텐츠들을 기업 블로그, 홈페이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통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포털이나 뉴스 사이트 같은 외부 매체에도 적극적으로 노출하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