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법원이 고민에 빠졌다. 차명재산 운영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건강악화를 이유로 또 다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재판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회장 외 4인에 대한 제6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지난달 22일 조 회장 측이 건강 악화로 인한 입원을 이유로 공판을 연기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이후 열린 첫 공판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날도 재판에 참석하지 못했다.
조 회장 변호인은 "조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했다"며 "과거 수술을 받았던 앤더슨 병원에 입원해 진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 회장이 지난달 19일 새벽 갑작스러운 부정맥으로 인해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후 응급조치를 받고 며칠 만에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부정맥 재발로 인해 전립선 암 치료까지 안좋은 영향 미칠 수 있다며 미국 주치의가 미국에 와서 치료 받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 측은 이어 "미국측 주치의가 조 회장이 팔순의 고령이고 오랜기간 이어진 재판으로 인해서 심신이 많이 지친 상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부정맥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조 회장이 전립선암 때문에 치료를 받아 왔는데 이 과정에서 과거에 앓았던 부정맥이 재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공판이 연기됐기 때문에 쟁점을 정리를 하고 향후 재판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며 "가장 큰 변수는 조 건강상태와 얼마나 출석해서 재판을 참여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 측은 "아직 출국한지 얼마 안돼서 재판 참여에 대해서 확답하기 어렵다"며 "다음달 3일 예정인 공판기일 전에 귀국하도록 할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장은 "조 회장이 귀국한 후 국내 의료진을 만나 소견을 받는게 가장 적절할 것 같다"며 "이후 공판 횟수 등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판 준비절차 다시 열어서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신문기일을 진행하겠다"며 "기본적으로 12월 중순에 재심문하고 2월 중순이나 말에 판결 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판장은 "증인 수를 줄이거나 가능한 경우 증인신문 대신 서증조사로 대체하는 등 여러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비자금 조성 및 세금포탈 등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기각 판결을 받고 나와 귀가하는 모습ⓒ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