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고속도로 통행료와 수돗세의 인상 가능성이 국정감사를 통해 전해졌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 국감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알리는 공개적인 장이 됐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13일 수공 국정감사에서 최계운 사장에게 "수공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7년 동결했던 물값을 올렸는데 그럼에도 원가의 8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도요금 인상 추진 여부를 확인했다.
이에 최 사장은 "현재 물값은 원가율이 83~85% 정도이기 때문에 원가는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공은 2008년 19.6%였던 부채비율이 대강사업에 8조원을 출자하며 지난해 말 기준 120.6%로 상승했다. 2조9956억원이었던 부채가 지난해 13조9985억원까지 올랐지만 부채 절감 방안은 요원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내년 예산으로 수공의 4대강 부채 원금 지원을 위한 국고보조금 800억원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 협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정부가 원금을 상환키로 했지만, 수공의 재정상태를 감안해 상환 규모를 결정키로 해 전액 상황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공은 사업조정, 자산매각,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부채를 줄일 계획이지만, 상황 유지도 버겁니다.
최 사장은 "물값은 (4대강과 별개로) 원가는 받기 위한 것을 말하는거다"며 4대강과의 연관성을 경계했지만, 이미 지난해 1월 광역상수도와 댐용수 요금을 각각 t당 4.9% 인상한 바 있어 4대강 부채 상환을 위한 ‘물값 올리기’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압력도 한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무료통행 대상은 늘어나는 반면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의 수익은 한계에 달하면서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이 도공의 수익 증대와 부채 해소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한국도로공사 국감에서는 김학송 사장이 부채감축 계획에 대한 질의에 "우리(도공)가 부채를 줄이는 궁극적인 방법은 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바 있다.
지난 8년간 고속도로 통행료는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가스요금은 69.2%, 전기요금은 44.6% 상승했다. 물가는 22.3% 올르며 인상 당위성은 갖춘 상태다.
특히,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대상 확대, SOC사업 예산 감소 등으로 수공과 마찬가지로 부채 감축에 한계가 있다.
2013년 말 기준 도공의 부채는 25조9628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10년 97.8%에서 94.3%로 감소했지만, 자산 매각이 상당히 진행됐고, 이익률이 저하되고 있어 추가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도공은 정부의 고속도로 통행 감면 대상이 확대 정책에 따라 수익원이 제한되고 상황이다.
1995년 75억원이었던 통행요금 감면액은 지속적인 대상 확대로 2013년 2416억원으로 증가했다. 20년간 32배나 많아졌다.
2000년~2014년 6월까지 군차량, 경찰, 유지보수차량, 구호차량, 국가유공자, 긴급통행제한, 경차, 장애인, 하이패스 등으로 감면된 통행료는 2조5092억원에 달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모든 화물차에 대해 출퇴근시간을 제외한 주간 통행료를 25% 할인 공약해 통행료 수입 저감 . 현재 예상되는 할인액은 2864억원에 달한다.
도공은 통행료 할인액을 보전받기 위해 내년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이 입수한 기재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고속도로 통행료는 4.9%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는 결론이 나왔고, 국감 당시 김 사장은 7% 인상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