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의 심리로 열린 2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55) 대표는 "회사가 불이익을 당할 경우에 대비해 권 씨에게 법인카드와 그랜저 리스 차량, 활동비 등을 지급했다"며 "호남고속철도 사업에 관여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인사·납품 청탁을 위해 권씨에게 법인카드 등을 건넨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권씨를 알게 된 이 대표는 회사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정관계 영향력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권씨가 관련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AVT 고문으로 영입했다. 고문업무를 하지 않았지만 매달 급여를 줬으며 별도의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권씨가 AVT 고문으로 일하는 것을 주변에서는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당시 권씨가 정당 당직자로 있어서 (AVT 고문으로 있는게) 알려지는게 좋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따라서 회사 외부에서는 아무도 몰랐고 권씨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회계 책임자와 핵심 임원 몇몇만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권씨를 통해 김광재 전 이사장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이사장이 업체사람과 만나는 것을 거절해왔다"며 "때문에 권씨에게 부탁해 돈을 전달하고 철도시설 관련해서 부탁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권씨를 통해 송광호 의원과도 알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서울시 과제공모에서 우리 회사가 선정될 수 있는지 권씨에게 알아봐달라고 했다"며 "특정 의원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회사 관련해서 여러 문제가 있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국토해양위 위원 누가 있을지 물었더니 송 의원을 연결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을 만나 6500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이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증언은 앞서 권씨가 "이 대표에게 받은 돈은 고문료"라며 "정당한 대가"라는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송 의원 역시 "이 대표와 여러번 만났지만 돈은 받은 적이 없다"는 발언과도 정면 충돌한다. 

 

권씨는 2009년 12월부터 올해까지 고문료 명목으로 AVT로부터 총 3억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 호남고속철도 납품업체 선정을 도와준 대가로 김광재 전 철도공단 이사장에게 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뇌물공여)도 있다.

  

한편, 송 의원은  이 대표로부터 2012년 4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모두 6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