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동부제철(016380)이 이르면 내주 초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착수할 전망이다.
동부제철과 동부제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이번주 이사회를 통해 산업은행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결의를 마친 상태다. 김준기 회장의 최종 결단만 남았다.
동부제철은 100대1 무상감자, 출자전환 등 당초 산업은행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반발했지만, 김준기 회장의 우선매수협상권이 보장되는 묘수가 나오면서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침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김준기 회장은 향후 동부제철 경영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게 됐다.
앞서 채권단은 김준기 회장이 동부제철 경영정상화에 기여할 경우 우선매수협상권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MOU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이를 동부그룹 측에 통보했다.
산업은행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차등 무상감자(대주주 100대1, 일반주주 4대1) ▲채권단 530억원 출자전환 ▲신규자금 6000억원 지원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 중단 ▲기존 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로 금리인하 등이 포함돼 있다.
동부제철과 채권단이 MOU를 체결하고 경영정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대주주 무상감자를 통해 김준기 회장은 경영권을 잃게 된다. 현재 동부제철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6.94%지만 100대1 무상감자를 실시할 경우 1%대로 급감하게 된다.
하지만 MOU 체결과 동시에 신규 자금 지원이 이뤄져 운영자금 확보 등 일시적인 자금난은 해소될 수 있다.
동부제철은 자금난으로 이달 정기 급여일에 임직원들에게 정상액의 50%만 지급했다. 또 당진공장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422억원 규모의 전기요금을 납부하지 못해 한전 측으로부터 단전 조치를 통보 받았다. 동부제철은 신규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임직원 급여 부족분과 전기료 미납요금을 즉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동부제철은 지난 7월 채권단으로부터 브리지론 형태로 운영자금 1600억원을 지원 받았지만, 물품대금 지급 등 상거래 채권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김준기 회장의 사재 출연이나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기여도에 따라 우선매수협상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를 얻기 위해 사재 출연이나 유상증자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부제철 전기로 모습(사진=동부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