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끈하며 끼어들자 야당 의원들이 질책하고 나섰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두 번째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의원이 "최경환표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좌측 깜빡이 켜는 척하다가 우측으로 가는 정책'"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히자 최경환 장관이 또 발끈했다.
박영선 의원은 "하루 국정감사하는데 장관 답변이 오전과 오후가 다르다"며 "얼마전 뉴욕가서 한국경제가 괜찮다고 투자하라고 했는데, 금리 인하는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 장관은 의원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그럼 외국인한테 투자하지 말라고 하느냐"며 반박했다.
박영선 의원은 다시 "7월16일 취임 뒤 내놓은 경제부양책은 7·30 재보궐 선거를 위한 것이었다"며 "당시 최고치를 기록한 주가가 오늘은 1900선까지 떨어졌다"며 최 장관을 몰아세웠다.
최경환 장관은 "답변할 기회를 달라"며 또 다시 끼어들었고, 박 의원은 "그렇게 조급해서 무슨 경제정책을 펴겠냐. 답변할 기회를 줄테니 좀 천천히 기다리라"고 질타했다.
이어 "어제 부총리는 '부총리가 바뀐다고 주식시장 오르고 내리느냐'고 말했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고, 엔저가 될 것을 예측 못 했냐"며 추궁했다. 최 장관은 이에 "엔저가 어디까지 내려갈지 예측할 신의 경지까지는 못 갔다"며 "그렇게 하면 벼락부자가 된다"고 비꼬았다.
박영선 의원은 "110~120엔이 예측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부총리가 엔저가 어느 정도 될지 답변을 못할 정도라는 것은 심각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최경환 장관은 "경제부총리가 '120 간다, 130 간다'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그런말 하는 경제부총리가 더 문제"라고 발끈했다.
최경환 장관의 '끼어들기'가 계속되다 박 의원의 질의시간이 끝나자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최 장관의 답변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유독 박영선 의원 질문에 대해 굳이 중간에 답변을 하려고 한다"면서 "위원회의 질의는 어디까지나 상임위원들의 주도권 하에 있다는 것을 숙지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최 장관은 "국회의원을 10년 해봤다"며 "모르는 바가 아니다"면서도 "일방적으로 단정해 답변할 기회도 안 주고 (질문을) 끝내니 수 많은 질문이 누적된다"며 "단답형으로 물어 달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국감위원은 답변을 들을 의무가 있다"며 최 장관의 말에 동조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의무라는 말은 정정해달라. 상대가 힘 있는 경제부총리지만 국감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감사는 우리가 하는 것이고 경제부총리는 피감기관"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감사방법은 전적으로 감사위원 재량"이라며 "그런데 방금 전 사안은 경제부총리가 박영선 의원 질문에 대해 딴지를 걸고 흠집을 낸 것으로,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