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가 최종 면접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후보의 '막판 사퇴'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 회장추천위원회는 오는 22일 2차 후보군들의 리더십, 국제적 감각 등을 테스트하는 90분간 인터뷰 형식의 면접을 실시한 후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한다.
앞서 지난 16일 회추위는 (가나다 순으로)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전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등 4명을 최종후보로 선정했다.
현재까지는 김기홍·윤종규·지동현 등 내부출신 3명과 하영구 등 외부출신 1명의 구도로 좁혀졌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당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외부인사는 사외이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유력한 내부출신 후보가 자진 사퇴하면서 내외부 출신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다. 더구나 이렇다 할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어 최종면접 결과와 별개로 일부 후보의 사퇴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거 KB금융 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후보들의 막판 사퇴로 회장 후보구도가 급격히 좁혀졌다.
지난 2010년에는 KB회장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전 금융위원장)이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이후 후보구도는 3파전으로 압축되면서 어윤대 후보가 급부상했다.
지난해 임영록 전 회장과 함께 KB회장직에 도전한 최기의 전 국민카드 사장의 경우 최종 면접 직후 국민은행장직을 희망한다며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후 경쟁구도는 임영록 대세론으로 굳어졌다.
막판 사퇴하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경쟁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내부인사의 숫자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표가 갈리는 상황이라 내부인사가 줄어들 경우 사외이사들의 표는 한쪽으로 더욱 집중될 수 있다. 역으로 열세에 몰려있는 외부인사도 본격적으로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회장 인선 중반에 김옥찬 전 국민은행장 대행이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순수한 내부출신 후보는 없다는 평가다. 대신에 외부 출신이긴 하지만 KB금융에서 일을 했었다는 '범내부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회추위의 지지가 분산되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을 역임하다가 2005년부터 KB금융과 인연을 맺었다. 윤종규 전 부사장도 외환은행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등을 지냈으며, 지동현 전 부사장은 금융연구원에서 10년 넘게 활동했었다.
국민은행 노조도 최종 후보군이 발표되자마자 완벽한 내부출신이 없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노조는 외부인사인 하영구 씨티은행장에 대해 "의혹이 많은 인물"이라며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현했다.
현재 KB 회추위는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하는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고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의장이 끝까지 회추위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차기 회장 후보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6명 이상의 지지(표)를 얻어야 한다.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렇다 할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막판 후보 사퇴가 나온다면 표를 한쪽으로 집중시키게 될 것"이라며 "내부와 외부출신의 1대1 대결로 좁혀질 경우 외부인사에게도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