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글로벌 ICT 주요 현안과 미래 정책방향을 논의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고위급 총회, '2014 ITU 전권회의'가 20일 막을 열었다.
ITU 전권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7일까지 3주간 진행되며, 140여명의 각국 장·차관과 170여개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ICT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열린 개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기념사를 전했으며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영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장관,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이 각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전하고, 하마둔 뚜레 ITU 사무총장이 개회를 선포했다.
(사진=김미연 기자)
내년으로 설립 150주년을 맞는 ITU가 전세계 ICT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고, ICT 발전의 혜택이 지역·국가·계층에 관계없이 고르게 돌아가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공통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특히 1952년 한국전쟁 중 ITU에 가입한 뒤 국제사회의 도움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오늘날 ICT 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성과에 주목하며 성공적으로 2014 ITU 전권회의를 운영해 갈 것이란 신뢰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더 많은 연결, 더 진화된 연결, 더 빠른 연결이라는 '초연결 디지털 혁명'의 변곡점에 서있다"며 "앞으로 스마트카,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시티 등 새로운 융합 서비스가 출연해 지구촌의 삶을 바꾸고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의 질서를 형성할 기술표준과 국제 규범을 제정하기 위해 훨씬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고, 지역간 정보통신격차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초연결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기가인터넷 전국망을 구축하고, 2020년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창조경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희 장관은 "ICT를 통해 더 안전하고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모든 국가들이 누리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합의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며 "ICT의 결함은 개인과 사회의 균형을 떨어뜨려 지속가능한 사회의 성장을 저해하는 만큼 어떤 누구도 ICT 발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둔 뚜레 사무총장은 "앞으로 3주 동안 우리 모두는 꿈을 꾸고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ICT 부문의 장기적인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은 2014년 부산에서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뚜레 사무총장은 전세계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에볼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을 사용해 중요한 의료관련 정보를 직접 현장으로 보내주는 등 ICT의 힘으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구체적인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개회식에선 각국 대표단에게 우리나라의 역사·문화 속 ICT DNA를 소개하기 위한 특별한 문화공연들이 기획됐다.
먼저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 작가의 'More Log-in, Less Logging' 작품의 오마주를 선보임으로써 인간을 향한 한국적 ICT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을 통해 전통 춤사위가 백남준의 정신세계에 흡수돼 새로운 시대의 영감으로 작용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통신의 근간인 우편을 기념하기 위해 ITU 사무총장에게 전권회의 기념우표를 전달하고, 아리랑 뮤직 비디오와 조선통신사 행렬, 봉수대 그래픽 영상 등을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상영해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의 발전상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전권회의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세계적 현안을 원활히 중재·조정함으로써 글로벌 ICT 발전에 기여하고 ICT 정책 및 외교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김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