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본사 전경.(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기아차(000270) 임단협이 잇단 돌발변수로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일 교섭장이 봉쇄되며 또 다시 교섭이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어야 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기아차 노사는 전날 교섭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사내하청분회 등 일부 조합원들이 '불법파견 회의록 폐기'를 주장하며 교섭장을 원천 봉쇄하면서 연기됐다.
이에 다음날인 21일 오전부터 교섭 재개에 나섰으며, 현재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번 교섭에서 사측은 최종 수정 제시안을 제출하기로 했고, 노조는 납득할 만한 안이 제시되면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사내하청분회 등 일부 조합원들이 교섭장 입구를 원천 봉쇄하면서 정상적인 교섭이 열리지 못하고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됐다"며 "논의를 통해 문제점을 해소하지 못하고 이렇게 교섭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새로운 갈등을 일으키고 모두의 피해를 가중시키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며 "교섭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 14일 노조에 ▲기본급 9만4000원 인상 ▲성과금 430%+830만원 ▲사업목표 달성격려금 150%(타결시 100%+480만원, 12월말 180%) ▲신차성공 기념 장려금 35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타결즉시) 지급 등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현대차와의 차별화 전략을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 사측 제시안을 절대 수용 못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그간 교섭의 명분으로 활용하던 한전 본사 부지 매입 건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등 한층 누그러뜨린 전략으로 선회했다.
노사는 앞서 올해 임단협의 최대 관건으로 여겨지던 통상임금 외에도 한전 본사 부지를 둘러싼 입장차로 서로를 견제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여기에다 현대차 노조보다 한층 강성인 기아차 노조 집행부의 성향이 협상장에 반영되면서 교섭을 한층 어렵게 했다.
한편 기아차 관계자는 사내하청 분회가 문제시 삼은 불법파견 회의록 관련해 "해당 주체가 대표하는 각 지회 분회장들이 함께 작성한 회의록이며, 이미 내부적으로 노사 간에 합의가 된 내용"이라며 "이와 상관없이 오늘 오전부터 교섭이 진행되고 있고, 내일 안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과 내일 진행되는 교섭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돼야 구체적인 추가 제시안에 대한 내용이 나올 것 같다"며 "임금과 통상임금 등은 앞서 타결한 현대차 합의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현재 사측에 현대차 제시안과 동일한 임금 인상율과 통상임금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노사 양측은 전날과 같은 내부갈등 등의 큰 변수가 없을 경우 금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