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지난달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대됐다.
22일 일본 재무성은 9월 무역수지가 9583억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의 9497억엔 적자와 사전 전망치 7770억엔 적자보다 악화된 것이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1979년 이후 최장인 27개월 연속 무역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일본 무역수지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대중국 무역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난 6696억엔을 기록, 31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대유럽연합(EU) 무역적자 규모 역시 491억엔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95.5%나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미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5407억엔 흑자로 집계됐다.
무역 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엔화 약세 역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중단되자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엔화 가치가 급락세를 타면서 에너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무역 적자 행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엔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8.3%나 미끄러졌고, 지난 9월에는 작년 1월 이후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23분 현재도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28% 오른(엔화 가치 하락) 107.00엔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지난 9월에도 수입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9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늘어난 7조3415억엔을 달성했다. 직전월의 1.5% 감소에서 증가세로 급반전한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3.0% 증가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수출액은 6조3832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개선됐다. 지난 8월의 1.3% 감소와 예상치 6.8% 증가를 모두 상회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까지 대부분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긴 상태여서 엔저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는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반등했지만 여전히 추세적인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긴 탓"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