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잇따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인상하고 신용공여 한도와 기간을 축소하고 나섰다. 고객 유치를 위해 내걸었던 할인혜택 등 부가서비스는 거둬들이면서 연회비는 높이고 있어 카드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환카드는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율을 종전 0.5%에서 0.55%로 인상했고 삼성카드는 은행 영업시간 기준 현금지급기 서비스 건당 이용수수료를 60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현대카드도 작년 12월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율을 0.5%에서 0.59%로 인상한 데 이어 이달 11일부터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수료율을 동시에 올릴 예정이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 등 다른 전업 카드사와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율을 0.05~0.1% 수준에서 상향 조정했다.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용공여 한도와 기간도 줄이고 있다.
비씨카드의 주요 회원사들은 5월 결제분부터 일시불 및 할부결제 신용공여 기한을 축소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신용공여 기한을 최장 47일에서 44일로 줄이는 것을 비롯해 농협.하나.SC제일.기업.경남.한국씨티.부산.대구은행 등 BC카드 가맹사도 3일씩 신용공여 기한을 축소한다.
삼성.롯데.국민.신한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도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신용공여 기한을 2~3일 줄였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의 결제대금 정산이 빨라져 카드사의 자금 부담이 줄어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결제 연체율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나빠진 카드사들이 신용공여 기한을 줄이고 있다"며 "최근 사용실적이 없거나 신용등급이 떨어진 고객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축소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할인혜택 등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연회비를 인상하는 카드사들의 행태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카드 회원을 유치할 때는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처럼 하다가 고객에게 불리하게 일방적으로 계약내용을 변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SK오일백' 카드의 연회비를 종전 5천 원에서 1만5천 원으로 인상하면서 오는 6월5일부터는 부가서비스 제공기준인 `전월 결제금액 20만 원 이상'에서 주유이용금액은 제외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이달 들어 놀이공원과 한국민속촌 할인조건을 직전 3개월 월평균 실적 10만 원 이상에서 월평균 20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오는 15일부터는 보너스포인트 적립 기준을 전월 이용실적 10만 원 이상에서 직전 3개월 30만 원 이상으로 강화한다.
KB카드도 다음 달 15일부터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률을 현행 매출금액의 0.2%에서 0.1%로, 체크카드는 0.5%에서 0.2%로 각각 축소하기로 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은근슬쩍 제휴 가맹점 할인 및 포인트 적립 혜택을 줄이거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이후 경기 침체로 카드결제금액이 줄어들고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는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은 커지고 있어 불가피하게 고객에게 받는 수수료를 올리고 부가서비스는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