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3분기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내놨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하며 높은 수익성을 과시했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을 지탱하단 양대 축이 크게 주춤하는 사이 새로 편입된 SK하이닉스가 그룹의 주춧돌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23일 3분기 매출액 4조3120억원, 영업이익 1조3011억원, 순이익 1조95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률 30%, 순이익률 25% 등 주요 수익성 지표에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률은 3배, 순이익률은 4배 가까이 상승했다.
◇글로벌 메모리업계 '대호황'.."SK하이닉스, 장사 잘했다"
전 세계 메모리업계가 호황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모바일, PC, 서버 등 주요 매출처에서 골고루 수익성이 강화됐다. 특히 주력사업인 D램 부문에서 20나노 중반대(2y) 공정 비중이 확대됐고, 한동안 고전하던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강화되면서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전체 출하량이 7% 증가한 가운데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D램 사업이 여전히 순항하고 있고, 가격 하락세가 예상됐던 PC D램 가격마저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수급균형을 지켜냈다. 서버용 D램 역시 하이엔드급 제품 판매가 늘며 매출 비중이 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적자까지 예상됐던 낸드플래시의 경우 3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수요 개선 등 수급 균형에 따른 가격 안정화에 힘입어 낸드 평균판매단가가 2% 하락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의 모바일 신제품 라인업의 낸드 탑재량이 늘면서 수혜를 누렸다.
사업 구조상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SK하이닉스의 3분기 메모리 수익성 지표는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소폭 낮은 수준이지만 마이크론 대비로는 높은 수준이다. 3분기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는 30% 후반대,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 2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의 이노테라 등 PC D램을 주력으로 하는 일부 업체들의 경우 40%를 넘나드는 경이적인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사업범위와 생산규모 등이 판이하게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다만 D램 시장 전체에 걸쳐 공급자들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적 행진은 계속된다"..4분기 전망 '이상무'
SK하이닉스는 오는 4분기를 비롯해 내년에도 양호한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D램 증산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해 메모리 업계 호황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지만, 기술적 난이도의 심화가 전체적인 수급 상황을 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이날 진행된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시장은 4분기에 이어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PC 역시 DDR4 본격 채용이 시작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기기당 D램 채용량 증가와 중국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의 확대로 견조한 수급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의 경우 다소 전망이 엇갈린다.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미세공정 기술력은 삼성전자, 도시바 등 선두권 업체들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지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진입이 늦어지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약세에 놓여있다. 3D 낸드, TLC(트리플레벨셀) 제품 양산도 삼성보다 1~2년 가량 늦춰진 상황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분기에 개발을 완료한 10나노급 TLC 제품을 기반으로 TLC 시장진입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일부 고객사들에게 공급을 시작한 기업용 SSD 등의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1세대 제품 개발을 완료한 3D낸드플래시의 경우, 2세대와 3세대 제품 개발에도 힘쓴다.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올해 총 4조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인 SK하이닉스는 내년에 투자금액을 더 확대한다. 올 3분기까지 약 3조9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으며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M14에도 설계 변경 및 환경안전 투자 등을 위해 올해 약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