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해외에서 온 이방인들이 최근 들어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그룹 god의 박준형과 MIB의 강남. 한국인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박준형은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했고,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강남은 본명이 나메카와 야스오인 일본인이다. 두 사람의 활약상을 살펴봤다.
◇god의 박준형. (사진캡처=MBC)
◇'냉동 인간' 박준형, 제2의 전성기 맞아
박준형은 지난 7월 9년 만에 재결합한 god의 새 앨범 발매와 함께 활동을 재개했다. 박준형이 예능 프로그램에 처음 얼굴을 비췄던 건 지난 8월초 방송된 MBC ‘무한도전’을 통해서였다.
당시 박준형은 과거 자신이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인 ‘목표달성 토요일’을 언급하는 등 god의 멤버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 ‘냉동 인간’이란 별명을 얻었다.
‘냉동 인간’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박준형은 4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자유분방하고 활력 넘치는 모습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tvN ‘오늘부터 출근’에선 남다른 친화력과 활기찬 성격 때문에 ‘직장 무법자’란 닉네임까지 얻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고, SBS ‘룸메이트2’에선 올해 20세가 된 GOT7의 잭슨, 50세의 배우 배종옥 등 다양한 연령대의 룸메이트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god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박준형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MIB의 강남. (사진캡처=MBC)
◇4년차 아이돌 강남, 2014년 최고의 깜짝 스타
강남은 지난 2011년 힙합 그룹 MIB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으면서 예능 샛별로 떠올랐다. 강남은 2014년 예능계가 배출한 최고의 깜짝 스타다.
강남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뒤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면서 화제몰이를 했다. 이후 MBC '헬로 이방인', JTBC'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속사정 쌀롱'의 멤버로 합류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남은 엉뚱하지만 친근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멀끔한 외모의 강남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지난달에 10만원 밖에 못 벌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 돈도 못 번다”며 솔직하게 자신의 애환을 털어놓기도 했고, 편의점에선 당당하게 외상을 요구하는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웃음을 줬다.
◇정제되지 않은 매력으로 리얼리티 예능 점령
그렇다면 박준형과 강남이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선 리얼리티 예능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지상파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룸메이트2’,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 등이 모두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특징은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시청자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진의 가공되지 않은 실제 모습을 보길 원한다.
그런 점에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순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박준형과 강남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특화된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솔직하고 가식 없는 행동과 발언을 하는 박준형과 강남의 모습이 시청자들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보고 싶어하는 모습과 맞아떨어진다는 것.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했던 슈퍼주니어-M의 헨리, '룸메이트2'에 출연 중인 잭슨 등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