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화장품 업계 만년 2위
LG생활건강(051900)이 최근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독주를 막기 위한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근 영업이익률 20%대인 알짜배기 CNP 차앤박화장품을 전격 인수하면서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아모레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LG생활건강이 더 이상 좌시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이 추진하던 빅딜 엘리자베스아덴의 인수를 백지화 했고, 이어 실적부진에까지 시달리면서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처지에서 수분기 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비장의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역시 LG생활건강의 주특기인 M&A다.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던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를 검토할 정도로 현금여력이 충분한 상황인 만큼 매력적인 인수대상이 나타나면 언제라도 인수작업을 가동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 언급한 것 처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M&A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지금도 계속해서 인수 가능성 있는 회사들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CNP를 품에 안은 것도 채널확장과 해외진출에 있어 유리한 선택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코스메슈티컬(화장품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해 만든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화됐을 뿐 아니라 CNP의 경우, 90%의 매출이 온라인, 홈쇼핑, 올리브영 등 고성장채널에 포진돼 있어 향후 긍정적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기존에 '케어존'과 '더마리프트' 브랜드를 통해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이미 진입해 있는 상태로 CNP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마케팅 지원, 채널 커버리지 확대 등 시너지를 창출해 화장품 사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 점유율은 5% 내외인 반면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코스메슈티컬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두 자릿수를 훌쩍 넘기고 있을정도로 성장해 있다. 때문에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이익창출이 가능할 거라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우선 면세점 채널을 성장시키는 등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이후 해외진출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중국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타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여전히 산재한 상황이다.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투명성과 이익비중이 높은 음료와 생활용품에서의 성장 둔화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중국에서 5개(마몽드,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브랜드를 내세워 급성장 중인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브랜드력이나 유통력 등 모든 면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방문판매 채널의 추가 성장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에서 상반기에만 100% 넘게 성장한 '후'와 직영체제로 전환한 이후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는 '더페이스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방문판매 채널 역시 이번 3분기 매출이 크게 늘어난 상황으로 시장의 우려대비 선전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사업은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만큼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대한 내부확신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생활건강은 프리스티지 화장품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거뒀다. 3분기 영업이익은 1502억원으로 작년보다 3.2% 증가했고 매출액은 6.8% 늘어난 1조230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