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프랑스·이탈리아 고집 꺾나..재정적자 감축 단행

다음달 말 예산 승인 여부 최종 결정

입력 : 2014-10-29 오후 2:15:4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성장 중심 예산안을 유럽연합(EU) 당국에 제출했다 퇴짜를 맞은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결국 EU 당국의 재정적자 감축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부가 EU의 권고에 따라 각각 36억유로, 45억유로를 추가 감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EU 당국이 내년도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EU는 회원국이 낸 예산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해당국에 수정을 요구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양국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이 재정 건전성 강화라는 EU의 규정과 맞지 않는다며 이를 수정할 것을 서면으로 요청했다.
 
EC가 세워놓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인 3.0%에 도달하려면 재정적자를 더 많이 줄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C는 2010년 재정위기 이후로 지금까지 긴축을 통한 재정 건정성 강화를 주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왼쪽)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중간), 조세 마뉴엘 바로소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EC) 위원장(오른쪽)이 EU 정삼회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국들의 경기가 악화되자 긴축에 대한 반발심이 생기더니, 급기야는 올해 들어 EU 규정을 보란 듯이 어긴 예산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프랑스가 EU의 요구를 감안해 다시 내놓은 내년도 예산조차 EC가 요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재정적자 감축액을 36억유로 더 추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내년 재정적자 목표치는 건드리지 않았다. 여전히 프랑스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종전과 동일한 4.3%다.
 
이탈리아가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를 2.9%에서 2.6%로 낮춘 것과 대조된다.
 
이런 소식에 프랑스 일부 정치인들조차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EC를 상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바꾸는 시늉만 있었을 뿐 내년 예산안은 하나도 수정되지 않았다"며 "올랑드 정부는 증세는 하겠지만, 지출을 삭감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프랑스 정부가 EU 역사상 최초로 EC로부터 예산안을 거부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더불어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몰타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C는 다음 달 말까지 회원국들이 제출한 예산안을 추가로 검토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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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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