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모뉴엘의 충격적 몰락 소식을 뒤로 하고, 로봇청소기 원조
유진로봇(056080)이 힘찬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갑작스런 법정관리 신청에 대표가 소환되는 등 모뉴엘 후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유진로봇은 최근 로봇 전시회에서 식사배달로봇을 선보이고, 가전의 명품인 밀레와 제휴를 맺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뉴엘은 국내에서 로봇청소기 '클링클링'을 출시하고 주목을 받았다. 톱스타인 배우 소지섭을 모델로 스타 마케팅에 나섰다. 상반기에는 대기업인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상당한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 로봇청소기 업체 중 홈쇼핑을 진행했던 것이 모뉴엘뿐이었다"면서 "일시적 도약의 낌새는 보였지만 전체 시장에서 유의미한 숫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진로봇의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사진=유진로봇)
로봇전문기업으로, 앞서 2005년에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유진로봇은 모뉴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모습이었다. 다만 해외에서 로봇관련 기술이 인정받으면서 상반기 들어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모뉴엘이 국내에서 로봇청소기로 주목을 받았다면, 같은 기간 유진로봇은 매출액 173억원 중 절반이 넘는 56% 가량을 해외에서 올리며 선전했다. 세계적인 가전기업인 밀레와의 제휴를 통해 로봇청소기를 납품한 실적이 반영됐다.
지난달에는 밀레의 관계사인 Imanto AG를 상대로 75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신제품 개발 및 운영자금 조달이 목적이다. 유진로봇 측은 "밀레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로보월드2014'에서 로봇기술 노하우를 뽐냈다. 특히 IoT(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식사배달 로봇 '고 카트(GoCart)'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노인 요양시설의 푸드코트 및 헬스케어 공간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20년간 로봇산업에 종사하면서 로봇기술과 사업화 노하우를 차곡차곡 준비해왔다"면서 "로봇산업이 급성장 사업군은 아니지만 정도를 밟으며 사업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관련 기술로 유명한 유진로봇이지만 로봇청소기 국내시장 공략은 숙제로 남았다. 사실상 모뉴엘이 시장에서 도태된 상황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라는 대기업 틈바구니 속에서 기술력만으로 살아남기는 녹록치 않다.
한편 지난 2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은 이른바 '수출채권 부풀리기' 수법을 동원한 허위서류를 이용해 금융권으로부터 불법대출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29일 박홍석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