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 주요 전자계열사가 3분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맏형인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지난해 대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좀처럼 이익률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부품 사업의 경우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질 않다.
LG전자(066570)는 29일 3분기 매출액 14조9164억원, 영업이익 46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2배 이상(112%) 늘었다. 전략 스마트폰 G3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휴대폰 사업이 흑자로 돌아섰다.
5년 만에 휴대폰 매출 4조원대를 회복했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에서만 매출 4조2470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아직 4% 미만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경쟁사 대비 열세다. 이는 3분기 극도의 부진을 보인 삼성전자 IM부문(영업이익률 8%)의 절반에 불과하고, 상반기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사진=뉴스토마토)
같은 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이노텍(011070)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비상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6 출시 효과에 힘입어 카메라모듈 판매가 급증하면서 매출 1조6493억원, 영업이익 10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84.6% 증가한 호실적이다.
LG그룹 부품 계열사의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평균적으로 40~5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 부품 계열사보다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삼성에 비해 중국, 북미 등 거래선 다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사업 영역은 대부분 모바일이며, 이마저도 상당 부분이 애플향 물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자회사인 LG이노텍은 경쟁사인 삼성전기에 비해 거래처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에 대한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반면 현재 LG이노텍의 계열사 매출 비중은 3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로 애플에 대한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3분기 LG이노텍의 제품군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모바일향 납품이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분기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물량의 절반 이상이 모두 애플향이다. 사업부문별 매출로 봐도 모바일향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38%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034220) 또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2일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매출액 6조5469억, 영업이익 474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631억) 대비 191%,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불황을 무색케 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애플 효과가 3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LGD의 경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론 아이맥과 맥북에어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 관련 수요 증가로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5S에 아이폰6 등 신제품 효과까지 더해졌다는 얘기. 게다가 아이워치에 단독으로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4분기에도 애플 효과가 일정 부분 지속될 공산이 크다.
한편 LGD의 실적 퍼레이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 중 하나인 JDI의 부진이 깊어지면서다. 현재까지는 애플 신제품 매출 확대 영향으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바일 제품 특성상 패널 가격이 하락하거나 중국 및 대만 업체의 가세로 매출 비중이 줄어들 경우 심각한 손실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