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단의 29일 회동 자리에서 당초 공식 발표와는 달리 '개헌'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의 빙모상 문상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대통령과의 회동 자리에서 개헌 얘기를 했다"면서 "나는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개헌 얘기를 반드시 할 거니 놀라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양당 정책위의장은 대통령 회동 결과 공식 브리핑에서 '개헌얘기는 일절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그건(개헌 언급) 발표를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내가 '공식 발표를 안 한다고 (말을) 안 한게 되나요'라고 했더니 그래도 일단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해달라고 해서 공식발표에서는 내용을 뺐다"고 설명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자신이 개헌을 언급했을 때 박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교섭단체 연설에서 개헌을 거론할 것이라고 했을 때 웃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기억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모두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보다 앞선 오후 3시께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의 회동 자리에서 문 비대위원장은 '개헌 논의가 경제의 블랙홀이라는 대통령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나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대통령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면 여야 모두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떠오르게 되고 그러면 개헌 논의는 사실상 힘들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야당이 당초 공식발표와 다른 내용을 밝히고 나서자 새누리당도 즉각 반응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기자들을 불러 백브리핑을 갖고 "정확한 내용은 이렇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개인 의원 자격으로 개헌 얘기를 할테니 들어달라'면서 의견을 전했고, 이완구 원내대표는 '오늘 이자리에는 논의할 사안이 많은 만큼 개인적인 얘기는 적합하지 않으니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원내대표의 제안대로 현장에 있었던 양당 대표단은 이에 동의해 개헌 거론은 없었던 것으로 공식 발표를 한 것이다.
야당은 개헌 발언을 한 것이 문 비대위원장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사실을 아냐고 묻자 박 대변인은 "주호영 정책위의장에게 전해 듣기로는 문 비대위원장이 아닌 우윤근 원내대표"라고 새정치연합과는 다소 다른 사실을 전했다.
앞서 양당 정책위의장은 회동 결과 공식 브리핑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가 일절 없었다. 대통령과 양당 대표 세명 모두 개헌얘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전 여야 지도부와 한시간에 걸쳐 회동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