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변호사들의 전문분야 등록제도가 법제화되고 퇴직공직자들의 로펌취업 결격사유가 도입되는 등 재취업 요건이 강화된다.
법무부는 30일 변호사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퇴직 전관들의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담은 변호사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변호사들은 대한변협이 운영하는 변호사 전문분야 등록제를 통해 전문분야를 등록해야만 전문분야 표시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변호사들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이혼 전문', '파산 전문' 등의 전문분야를 광고함으로써 법률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법무부는 대한변협이 자체적으로 전문분야 등록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아예 법제화 하기로 정책을 강화한 것이다.
올해 9월 기준으로 변협에는 58개 전문분야에 789명의 변호사가 등록되어 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면 변협에 전문분야를 등록하지 않은 변호사가 '전문변호사'라는 광고를 하게 될 경우 변호사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개정안에는 또 공직에서 퇴임 한 후 활동하는 전관 변호사들의 활동내역 제출의무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동안 법조윤리협의회를 통해 전관 변호사로부터 퇴직 후 2년간 민사·형사사건 등의 수임자료를 제출받아 위법사항 유무를 심사해왔다.
그러나 전관 변호사들이 실제 많이 수행하는 고문·자문 활동에 대해선 제출의무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전관 변호사들에게 사건 수임 자료뿐만 아니라 그 밖의 업무 활동 내역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전관예우의 발생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또 로펌 등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하는 비법조인 퇴직 공직자들의 자격 요건도 강화된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 사무실 직원으로 취업하는 경우 중징계나 형사 처분 전력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퇴직 공직자들이 취업하는 데는 사실상 제한이 전무했다.
이번 개정안은 징역형 이상의 전과를 갖거나, 징계에 의해 파면이나 해임된 전력이 있는 퇴직 공직자들이 로펌에 취업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법무부는 사실상 로비스트라는 지적이 있었던 비법조인 퇴직 공무원들을 법조윤리협의회가 관리해 민관유착 발생 가능성을 줄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유한 법무법인의 설립요건을 대폭 완화해, 의뢰인들이 손해배상이 보다 용이하게 되도록 했다. 기존 '자본5억 원 이상'을 '자본 1억 원 이상'으로, '구성원 7인 이상'을 '구성원 5인 이상' 등으로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현행법상 유한 법무법인은 손해배상 준비금을 적립하거나 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그러나 유한 법무법인이 아닌 경우엔 이 같은 의무가 없어 손해배상 시 사실상 구성원 변호사들의 자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현행법상 유한 법무법인의 설립요건이 까다로워 전체 법무법인 830여개 중 유한 법무법인은 29개에 불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아울러 법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도 여럿 담고 있다. 앞으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경우 실무수습을 다 마쳐야만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에는 변호사시험을 통과해도 변호사 자격자는 6개월 실무수습을 거쳐야만 단독으로 변호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실무수습을 마치지 않고도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왔다.
이번 변호사법 개정안은 오는 12월15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후 정부부처 간 협의 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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