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重, 최악실적에 파업까지

입력 : 2014-10-31 오후 2:43:4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세계 1위 조선소 현대중공업(009540)이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다.
 
2분기 1조1037억원의 충격적 손실을 기록하더니 3분기에는 무려 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여기에다 임단협 진통으로 인한 파업 위기까지 겹치면서 내부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대규모 임원 감축에 조직 통폐합 등 강도 높은 쇄신작업이 단행되면서 숨소리 한 번 제대로 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추락을 대하는 시장도 충격에 빠졌다. 3분기 실적 부진 우려에 30일 5.21%가 빠지더니 실적 공시 이후 장외거래시장에서 급락세를 이어갔다. 31일 장 시작과 함께 10% 급락, 9만원선마저 무참히 깨졌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저가 유입세가 들어오면서 매도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2%대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 분야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 4분기에는 반드시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2개 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에 증권사들은 줄지어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충격을 드러내고 있다.
 
4분기 업황 개선 조짐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마저 파업에 나설 경우 현대중공업의 계획은 또 다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3분기까지 누적 수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에 그치는 상황에서 기 수주한 물량의 생산까지 지연될 경우 지연 보상금으로 인한 현금손실을 비롯해 발주사들의 신뢰도까지 하락할 수 있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이번 파업만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사측에서는 하루 1030억원의 매출 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19년 무문규 임단협의 전통도 깨지게 된다. 새로 꾸려진 경영진으로서도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반면 노조 측은 사측의 경영 부진을 떠나 이번만은 임금 인상을 관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 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그간 온건 성향의 노조 집행부가 같은 울산지역의 현대차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조건에 협상을 마무리해 누적된 상대적 박탈감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양측은 지난 30일 열린 45차 교섭에서 조합원교육, 포상, 단체보험 가입 등 3개안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봤지만 최대 쟁점인 임금인상안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노조는 한 달 간의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재적 대비 55.9%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에 이어 조합원 투표로 파업이 가결된 만큼 합법적인 파업을 위한 준비는 마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잔업을 거부하고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늘 9차 중앙쟁대위 회의를 통해 다음달 7일 파업출정식을 진행하고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면서 “사측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추후 파업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켜보는 현대중공업의 속이 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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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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