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씽씽 달리는 해외 전기자전거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은 미온적이다. 타깃 소비층이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이에 전기자전거 업체들은 소구점을 다양화하며 소비자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00만대로 예상되는 자전거 시장에서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1만5000여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자전거시장에서 전기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채 1%가 안 되는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전기자전거를 타는 소비계층이 국내에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생활형 자전거를 타는 소비자들에게는 100만원을 훌쩍 넘어 높은 가격대고, 고가 자전거를 구입하는 자전거 동호인들은 전기자전거를 이질적 존재로 취급하며 구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계륵 같은 존재지만 업계는 전기자전거 사업을 놓을 수는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해외시장에서 자전거는 정체기에 접어든 반면 전기자전거는 매년 8~9% 성장이 예상되는 등 유력한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쫓아가는 속도의 문제일 뿐, 이 같은 흐름은 국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눈앞의 부진한 사업성 때문에 포기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자전거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시설을 10여년 전 해외로 이전했고, 그 결과 경쟁력이 상당 부분 약화된 상태다. 중국에는 가격에, 유럽과 미국에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 개발 등에 밀리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상)만도의 만도풋루스, (좌)삼천리자전거의 팬텀시티 (우)알톤스포츠의 이스타S. (사진=각 사)
이에 관련해 업체들은 소비자를 직접 겨냥할 소구점 찾기에 분주하다. 해외수출에 나서는가 하면, 모터쇼 참가, 문화마케팅을 통해 감성 자극하기에 힘을 쏟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2011년 서울모터쇼를 시작으로 2013 서울 모터쇼, 2014 부산 모터쇼까지 총 3회 모터쇼에 참가했다. 회사 측은 "자전거 완성차 업체로는 선두주자 격으로 참가하고 있다"며 "자전거를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보다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판매망은 자전거 대리점에 의존하고 있어 아이러니하다.
알톤스포츠는 수출로 활기를 모색 중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성장성이 높다는 것을 자각한 것. 올 3분기 북미지역으로의 수출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1만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을 위해 자사 이름을 떼고 OEM 납품도 과감히 받아들였다.
만도(204320) 역시 유럽을 중심으로 만도풋루스를 수출 중이며 더불어 문화마케팅을 통해 국내시장에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카페형 플래그숍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만도 관계자는 "카페인 줄 알고 들어와 제품을 체험하는 소비자들이 종종 있고, 시승 후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트렌드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호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업계의 분주한 모습에 한 관계자는 주요 타깃 설정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업체별로 소구점이 다양하지만 가장 우선시 돼야 할 부분은 전기자전거의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라며 "감성적 소구에 그치지 말고, 제품의 기능, 구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 등 실생활과 연관된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