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협 입법로비' 수사 '조직적 자금 동원' 여부 쟁점

새정치 "고발 액수, 의원·선관위가 체크해야 알 수 있어"
이종걸 의원 "검찰 수사 특정세력에 의해 계획 된 것"

입력 : 2014-11-03 오후 5:09:46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검찰이 지난달 31일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어버이연합이 고발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에 대한 '입법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이토록 강력 반발하는 것은 지난 9월 검찰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 관련해 소속 의원 3명을 기소한 데 이어, 재차 야당 의원을 대상으로 한 수사이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검찰에 대한 성토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부각시켰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극우단체를 앞세워 야당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하면 검찰이 기다렸다는 듯이 발 빠르게 압수수색한다"며 "누가 봐도 명명백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입법로비가)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입법로비 의혹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미 검찰이 기소한 김재윤·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한 수사도 마찬가지라며 "검찰은 야당 탄압을 위한 편파 기획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News1
 
우윤근 원내대표는 "(입법로비 의혹은) 전혀 사실과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하는 동시에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6.4 지방선거 당선자들에 대한 선거법 위반 수사에서 야당 소속 단체장들은 빠르게, 여당 소속 단체장들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검찰의 태도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새정치연합 야당탄압저지대책위 이종걸 위원장은 "(어버이연합 고발 후)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검찰이 갑자기 강경모드로 바뀌었다" 며 이번 수사의 배후를 의심했다.
 
이 위원장은 "고발장을 보면 국회의원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이름이나 주민등록, 액수, 직업 등을 체크해야만 집계가 가능한 각 의원들의 후원금 액수가 적혀 있었다"며 "검찰의 수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후원금 중 300만원을 초과 해 낸 사람들에 대해선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이름, 생년월일, 직업, 주소를 알 수 있다. 300만 이하의 후원금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어버이연합으로부터 고발당한 의원들이 치과의사 1인당 받은 후원금을 300만 원 이하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검찰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DB)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입법 로비'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고유 책무인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입법 로비를 명목으로 수사를 할 경우 걸리지 않을 국회의원이 어디있겠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해당 의료법 개정안은 발의에서 통과까지 한 달가량 걸렸다. 정부도 여당도 그 법의 취지에 동의했기 때문에 쉽게 통과된 것"이라며 "특정 이익단체의 특권을 위한 법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처리됐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과연 치과의사협회가 조직적으로 정치자금을 마련했는지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자금법 31조는 국내외 법인이나 단체의 정치자금을 금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과 '관련된 자금'으로도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했다.
 
이와 관련한 사건이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이었다. 지난 2008~2009년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는 청원경찰의 근로 조건 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청원경찰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여야 의원 38명에게 3억여 원의 후원금을 냈다. 청목회 간부들은 이를 여러 회원들(과 그 가족들)의 개인 명의를 이용해 의원들에게 기부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청목회 간부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청목회로부터 후원을 받은 국회의원 6명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청목회의 주도로 후원이 이뤄진 점을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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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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