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3분기 극도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가운데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힘겨운 단가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 규모는 유지되고 있지만, 대형과 중소형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영역에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디스플레이서치가 발표한 3분기 중소형-대형 LCD 매출 및 가격 자료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패널 평균판매가격(ASP)은 일부 중화권 업체들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9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ASP는 106달러로, 차이나스타와 같고 100달러를 기록한 이노룩스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93달러로 83달러를 기록한 이노룩스와의 격차(10달러)가 6달러로 줄어들었다. 1년도 안 돼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화권 업체들과의 대결에서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대형 LCD 패널 분야에서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거나 그보다 낮은 판가로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약 13억달러의 매출이 지난달 13억8000달러 수준을 유지했지만 ASP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지난해 11월 95달러에서 지난달 130달러까지 ASP를 끌어올리며 해당 분야 수익성을 강화한 모습과는 대비된다.
중소형 패널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해 말 25달러까지 기록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패널 ASP는 지난 7월 20달러 선이 붕괴된 이후 지난달에는 18달러까지 떨어졌다. 아직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 다만 중소형 패널의 경우 사업상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스마트폰 시장성장률 자체가 둔화된 데다 중저가폰의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중저가 제품 가격경쟁의 심화로 가격이 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액 6조25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 미만에 불과했다. 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게 된 직접적 이유다.
반면 중화권 업체의 경우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력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공급과잉을 통해 평균판대 단가를 낮춰온 것. 이로 인해 지난 2010년 111%였던 대형 패널 공급초과 비율은 지난해 125%로 증가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도 2011년 초 3%에서 지난해 12%로 급증, 지난 3분기에는 13.9%까지 오른 상태다.
중저가 제품에 머물던 제품 가격과 생산능력도 안정되는 양상이다. 이노록스는 1년여 만에 패널 가격을 15달러나 올렸으며, 차이나스타는 지난해 말 110달러 이상이던 패널 가격을 지난달 106달러까지 낮추며 안정된 생산능력을 증명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수익성이 나날이 저하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겐 부담이 더해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