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실적 부진으로 힘겨워하던
LG생명과학(068870)이 해외 수출에 힘입어 3분기 호전된 성적표를 내놨다.
LG생명과학은 5일 3분기 매출액 10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255% 급증한 55억원을 올렸다. 동시에 직전 분기였던 2분기 5억여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원 순손실에서 2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전분기 22억여원 순손실에서도 벗어났다.
다만 3분기까지 누계 실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는 분위기다. 3분기까지 누계 영업이익은 7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8억원 순손실에서 올 3분기 누적 기준 61억원의 순손실로 손실 폭도 확대됐다.
LG생명과학은 2분기까지 수출실적 부진으로 매출 하락은 물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폭이 점점 커지면서 부담이 됐다. 기술 수출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와 같은 고정비 부담이 컸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매출액 대비 가장 높은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단순하게 수익 면에서 보면 연구개발 비용을 동결, 또는 줄이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지만 LG생명과학은 뚝심을 보이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유지했다.
신약 개발이라는 원천적인 경쟁력 확보 없이 단순 영업 마케팅만으로 버티기에는 시장 구조가 크게 변했고, 여타 전통적 제약사들에 비해 영업력 또한 밀리는 게 현실이다. 결국 기술력과 이를 통한 신약만이 길이라는 중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됐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매출액 대비 17.5%에 해당하는 729억원을 투자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대비 무려 20.6%인 376억원을 투입했다. 실적이 줄어도 연구개발비는 줄이지 않았다.
국내 제약업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평균은 7~8%에 불과한 실정과는 대비된다. 이는 곧 LG생명과학의 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웃인 일본만 해도 제약시장이 규모의 경제로 변하면서 평균 연구개발 비중이 매출액 대비 20%에 달한다.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LG생명과학이 실적 하향세를 전환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신약 '제미글로'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올 초 뒤늦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DPP-4억제제 ‘제미글로’는 LG생명과학의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토종 신약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3분기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는 신약 제미글로정을 포함한 대사질환군 의약 내수 판매와 해외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1~2분기에 안 좋던 파인켐 부분의 수출이 안정세로 접어든 것도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미글로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신약을 목표로 국내보다 해외를 겨냥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와 인도와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9개 국에서의 제미글로 판권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멕시코의 스텐달사를 통해 중남미 23개 국으로 판로를 넓혔다.
시장 역시 제미글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는 오는 2015년 제미글로에 대한 기술 수출료가 본격 유입되고, 이듬해인 2016년 5가 백신 PAHO 국제 입찰도 기대할 만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노피를 대상으로 인도,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 79개국 제미글로 및 제미글로 복합제 기술 제휴를 체결해 최대 1000억원 규모 마일스톤 및 매출액 대비 10% 이상 판매 로열티를 수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사노피는 신흥국 국가별 제미글로 및 제미글로 복합제 허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다수 국가 허가 취득 시 마일스톤 수취 및 판매로열티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또 "스텐달을 대상으로 중남미 23개국 제미글로 및 제미글로 복합제 기술 제휴 체결 본 계약에 따라 최대 2500만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및 제조 수익을 수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4년 중남미 가교 임상 시험 추진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