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는 물론 세계 에너지산업을 주도하는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핵심가치를 다시 세우는 등 강도 높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5일 한수원은 한수원의 5대 핵심가치를 'TRUST'로 재정립했다고 밝혔다.
TRUST는 ▲에너지공기업으로서의 Technology ▲직원들끼리 상호존중하는 Respect ▲안전의 Ultimate safety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Social responsibility ▲정도경영을 추구하자는 Timeless integrity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것이다.
한수원은 또 세계 최우수 원전회사를 벤치마킹해 한수원 고유의 선진경영 모델인 '통합경영관리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원전의 안전운영을 최우선 가치로 해서 직원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 간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면서 조직 간 장벽을 타파하는 한편 원활한 협업 프로세스 구축과 경영관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모델이다.
이를 위해 최근 경영기획과 엔지니어링과 발전소 운영, 품질안전 등 각 분야의 사내 최고 전문가들로 추진팀을 구성했다.
한수원은 아울러 원전 30기 시대를 준비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23기를 포함해 5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기 때문에 수년 내에 국내에 30기가 넘는 원전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현재와 같은 경영방식과 CEO 집중형 체제를 탈피하고 통합경영관리모델을 통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원전 30기 시대를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한수원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가동을 멈췄던 원전 3기를 올해 초 재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원전가동 정상화팀'을 구성해 케이블 교체계획을 세우고 케이블 재검증과 교체작업을 병행해 공기를 줄였으며, 작업 과정을 규제기관과 지역주민에게 공개했다.
한전의 경영상황도 올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여름 전력난에 대비해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지난해 75.5%까지 떨어졌던 원전 이용률은 올해 9월 기준 85.5%로 회복됐다. 발전소 정지로 지난해 188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조여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성과도 보였다.
한수원이 경영혁신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점은 원전비리 척결이다. 한수원은 그간 원전비리의 중심으로 지적받았으나 2직급 이상 한수원 퇴직자의 협력업체 재취업을 3년간 금지하고 외부인사 영입을 늘리는 등 원전마피아 척결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 중이다.
납품비리 등을 일으켰던 구매제도도 개선했다. 원전용 부품의 수의계약 비율이 높았던 점이 원전비리의 원인이라고 판단해 구매제도의 공개하고 경쟁입찰을 확대했으며 2012년 30%에 이르렀던 수의계약 비율을 올해 9월 기준으로 27.1%까지 낮췄다.
또 비리재발을 막기 위해 사업소별로 소요자재를 구매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본사 취합 후 구매를 진행하는 등 구매 프로세스를 대폭 개선하는 한편 구매 점검항목도 강화했다.
구매절차가 까다로워진 만큼 자재 적기조달이 늦어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구매계획을 사전 공개하고 원가를 조사해 공급자를 관리하는 조직도 공기업 최초로 만들었다.
특히 품질관리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현행 품질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우선 한국품질경영학회에 위탁해 설계-구매-운영-정비 등의 단계별 품질체계를 점검 중이고 기능의 실효성과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전문가 진단을 추진 중이다. 한수원은 올해 말까지 도출되는 점검결과를 갖고 본격적인 품질체계 개혁에 나설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런 품질체계 혁신노력으로 세계 14개국의 기업 216개 팀이 참가한 국제품질분임조대회(ICQCC) 경쟁부문에서 최고상(금상)을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인전쇄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수원은 올해를 '원전비리 없고 안전성에 신뢰받는 원전 元年'으로 삼고 조직과 인사, 문화혁신을 광범위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처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외부 전문가로 채용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폐쇄성을 타파했다. 또 '신 채용프로세스'에 맞춰 올해부터 신입사원 채용 대 민간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자를 채용하는 한편 1직급 직원에 대해 업무성과와 리더십 등을 역량평가해 성적이 나쁜 13명의 직원을 보직해임하기도 했다.
한수원의 문화혁신은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는 자발적인 개혁으로 추진된다. 직원들이 직접 한수원 내에서 없어져야 할 '불건전관행'을 선정했고 행복하고 사랑이 가득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감사경영과 칭찬릴레이 운동, 한수원형 '일家양득'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원전 강국"이라며 "한수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소 운영능력을 중심으로 경영혁신과 기업문화 혁신, 원전 안정성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리더로의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울 원자력발전소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