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출판기념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학용(6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정석 부장)의 심리로 진행된 신 의원에 대한 첫 공판기일에서 신 의원측 변호인은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이사장으로 부터 받은 상품권 중 신 의원이 다섯장 이상 가져가 사용했고 나머지는 직원들이 나눠썼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상품권 사용내역을 증거로 제시한 후 나온 변호인측의 설명이다. 검찰은 서증조사에서 "2013년 12월17일 김 이사장이 상품권을 교부한 후 신 의원의 직원뿐 아니라 친척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는 즉 신 의원이 상품권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증조사가 이뤄지기 전 변호인은 모두진술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김 이사장한테 직접 받은 게 아니라 신 의원의 보좌관인 서씨로부터 전해 들은 것"이라며 "신 의원이 돌려주라고 했더니 '직원들 쓰라고 합니다'라는 서씨 말에 신 의원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변호인은 "신 의원이 상품권 다섯 장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미 공소장에 명시돼 있다"면서 "상품권 수수를 부인한 게 아니라 법률적으로 어떻게 되느냐고 물으셔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신학용 의원은 "상품권을 의례적인 것으로 보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면서 "직무 관련한 대가였으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출판기념회를 통해 3360만원을 교부한 것에 대해서도 신 의원은 현금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직무 연관성이 낮아 청탁의 대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국회의원 출판기념회에서 100만원을 내고 책을 한 권만 가져간다고 해도 이게 뇌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 개정안 발의는 로비의 결과가 아니라 평소 신 의원이 관심가지고 추진해 온 사안"이라며 "이에 대해 협회가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각자 돈을 넣고 책을 가져가는 데다 사람이 많아서 누가 왔는지 기억이 안난다"면서 "그날 (검찰 주장과 같은)의도된 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국회의원으로서 생각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치원연합회가 신 의원에게 기부한 내역을 신 의원의 보좌관이 작성했는데 향후 조사가 시작되자 신 의원은 그에게 장부 파기 여부를 확인했다"면서 "이를 보면 신 의원도 돈을 받은 게 문제가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신 의원측은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과 직무관련성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 신 의원은 사립학교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김민성(55·본명 김석규) SAC 이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신 의원은 교명에서 '직업'을 빼고 '실용'을 집어넣을 수 있도록 하는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해주는 대가로 김민성 SAC 이사장으로부터 현금 1000만원과 상품권 500만원 등 총 15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 개정 관련해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36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입법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10일 오전 열리는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