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우리나라와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2012년 5월 공식 협상을 시작한지 2년6개월 만이다. 우리나라는 대(對) 중국 수출품의 90%에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10일 정부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통상장관회담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이 한-중 FTA 협상을 실질적으로 타결했으며, 이어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공식선언했다고 밝혔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 정부와 중국은 지난 6일부터 한-중 FTA 제14차 협상을 열고 상품과 서비스분야, 원산지규정 등 모든 핵심분야에서 최종합의를 도출했다"며 "양국 통상장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한-중 FTA 합의의사록'을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나라는 앞으로 일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마친 후 이르면 올해 중으로 한-중 FTA 협정문에 가서명할 방침이다.
한-중 FTA 타결에 따라 앞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 가운데 연간 87억달러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가 FTA 발효 즉시 철폐되며, 458억달러의 수출 물품은 FTA 발효 10년 후 관세가 없어진다.
또 한-중 FTA 자유화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관세 절감예상액은 5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미 FTA 관세절감액(9억3000만달러)의 5.8배, 한-EU FTA(13억8000불)의 3.9배에 이르는 규모다.
우태희 실장은 "철강(냉연·열연·도금강판 등), 석유화학(프로필렌·에틸렌 등), 패션(의류·악세사리 등), 영·유아용품, 스포츠·레저용품, 건강·웰빙제품, 의료기기, 생활가전(냉장고·에어컨·밥솥 등) 등의 수출이 느렁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품에서는 한-중 FTA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는 대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우리나라는 수출 품목수 79%(9690개), 수입액을 기준으로 77%(623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를 10년 이내에 철폐한다. 또 품목수 92%(1만1272개), 수입액 91%(736억달러)의 물품의 관세를 20년 이내에 철폐한다.
중국은 품목수 71%(5846개), 수입액 66%(1104억달러)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10년 내에 철폐하고 품목수 91%(7428개), 수입액 85%(1417억달러)에 해당하는 품목을 20년 내에 없앤다.
특히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농산물의 민감성을 고려해 쌀을 포함한 614개 품목(수입액 30%)을 양허제외하기로 했다.
양허제외 품목에는 양념 채소류(고추, 마늘, 양파 등), 배추, 오이, 우유, 계란, 인삼, 육고기(쇠고기, 돼지고기 등), 과실류(사과, 감귤, 배 등), 주요 어류 (조기, 갈치, 오징어, 넙치 등) 등도 포함됐다.
또 저율관세할당(TRQ)와 관세 부분감축 등 예외적 수단을 고려할 경우 670개(수입액 60%)의 품목이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민감성이 큰 목재류와 섬유, 수공구 등 영세 중소 제조업 품목 일부에 대해서도 양허제외와 관세 부분감축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해 시장개방 충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밖에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중국 내 법규와 제도 정비에 상당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한-중 FTA는 포지티브 자유화방식(개방분야 열거)에 따른 서비스 시장 개방과 투자 보호를 우선 규정하고, 네거티브 자유화방식(원칙적 개방, 미개방분야 열거)에 따라 후속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동향(자료=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