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2승2패의 상황에서 3승 째를 차지하려는 넥센과 삼성, 양 팀의 승부는 매우 치열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진영은 결국 4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을 노리는 삼성이 됐다.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10일 저녁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대결에서 9회 2사 1, 3루 마지막 찬스를 최형우의 안타로 살려내 2-1 승리로 마무리했다.
역대 한국시리즈를 보면 2승2패 상황에 3승을 먼저 차지한 진영이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무려 71.4%(7회 중 5회·무승부 포함 경우 제외)다. 그만큼 이날 경기의 의미는 컸다.
◇밴댄헐크. ⓒNews1
◇잘 던진 헐크, 잘 막은 소사
이날 경기 초반 양 팀의 외국인 선발 투수는 상대 팀 타자에게 득점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이날 5회말까지 전광판의 이닝당 점수는 '0'으로 표시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이끄는 방식은 각각 달랐다. 밴덴헐크는 주자를 아예 내보내지 않았고, 소사는 위기를 맞긴 했지만 홈으로 아무도 들여보내지 않았다.
먼저 공을 던진 헐크는 1회 넥센의 톱타자 서건창을 7구 점전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더니 이택근과 유한준도 땅볼과 삼진으로 잡으며 편하게 이닝을 마쳤다.
헐크는 2회 2사 이후로 타석에 오른 김민성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긴 했다. 그렇지만 로티노를 시작으로 3회와 4회, 5회를 연이어 범타로 막아내며 '연속 10타자 범타 처리'의 위엄을 펼쳤다.
반면 소사는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회 1사 이후로 박한이와 최형우를 볼넷과 우전안타로 내보내 2사 1, 3루 위기를 자아내더니, 2회에도 2사 1, 2루 상황에 몰렸다.
그러면서도 소사는 실점은 내주지 않으면서 위기를 넘어갔다.
소사는 4회 이택근-유한준-박병호로 이어진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두 개를 포함한 범타로 잡았고, 5회에는 김상수를 내보내곤 땅볼 1개와 뜬공 1개로 경기를 쉽게 끝냈다.
◇소사. ⓒNews1
◇예상치 못한 9회 2사 이후 2타점 결승타
결국 '0의 행진'을 깬 팀은 넥센이었다.
넥센의 6회 선두타자인 박헌도는 밴덴헐크의 3구 직구를 타격해 좌전안타를 날렸다. 밴덴헐크의 연속 범타 기록은 '10'에 그쳤다.
헐크는 박동원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더니 서건창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실점했다. 6회였지만 투구수는 고작 76구 뿐이었다.
헐크는 이어진 2사 1, 2루 추가 실점의 위기에서 박병호를 초구에 땅볼로 잡으며 이닝을 종결했다.
삼성은 8회말에 반전을 꾀했다. 채태인의 중전안타와 최형우의 볼넷, 이승엽의 몸에 맞는 볼이 더해지며, 무사 만루가 됐다.
그렇지만 넥센은 마운드를 조상우에서 손승락으로 교체했고 위기를 벗어났다. 손승락은 박석민을 뜬공으로 잡더니 박해민과 이흥련을 땅볼로 막았다. 넥센 팬이 모인 1루 방향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잇따랐다.
하지만 승부는 9회말에 갈렸다.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공을 더듬으며 삼성의 선두타자 나바로의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채태인의 안타가 터지며 2사 1, 3루 기회가 이어졌다. 삼성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여기서 최형우가 우익 선상으로 흘러가는 2타점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나바로가 들어오며 동점을 만든 데 이어 곧바로 최태인의 대주자인 김헌곤까지 홈을 밟아 승리를 결정짓자 삼성 팬들은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 2사 이후 나온 최형우의 2타점 결승타로 승리한 삼성의 선수단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