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공원, SK가 2대에 걸쳐 지킨 '10년의 약속'

연내 누적 방문객 6000만명 예상

입력 : 2014-11-16 오전 10:00:00
◇울산 대공원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다."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은 1995년 울산시와 울산대공원 조성 약정을 맺는 자리에서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울산대공원은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역사를 얘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다. 최 전 회장이 공원 조성을 결심한 것은 울산이 '제2의 고향'이기 때문.
 
SK와 울산시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8년 울산시 우정동에 울산직물을 설립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1974년 폴리에스테르선 공장을 세웠고, 1980년에는 유공을 인수했다. 최 회장의 평생 꿈인 '섬유에서 석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마침내 완성하게 된 것.
 
그로부터 15년. 최 전 회장은 통큰 결단을 내렸다. 울산시의 요청으로 1년에 100억원씩 10년을 모아 세계적인 환경친화 공원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급속한 공업화로 공해에 시달리는 울산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회색빛 도심에 초대형 녹색공간을 조성키로 했다.
 
SK는 1997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1020억원의 공원 조성비를 부담했다. 착공 직후 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고, 최 회장이 타계하면서 사업이 전면 보류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졌다. 최태원 회장은 선친의 유지를 잊지 않고 "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면서 차질없이 공사를 이어갔다. SK그룹은 착공 10년여 만인 2006년 대공사를 마무리 짓고, 울산대공원을 울산시에 무상으로 기부채납했다. 국내 기업이 지역사회에 이처럼 대규모의 친환경 시민공원을 만들어 무상기부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울산시민들도 SK그룹의 '울산 사랑'에 화답했다. 지난 2003~2004년 소버린 사태로 SK그룹이 궁지에 내몰리자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 등이 소매를 걷어부쳤다. SK 경영권 방어를 위한 'SK 주식사주기 운동'에 적극 참여한 것. 특히 울산상공회의소의 경우 당시 직원 및 법인명의로 1500주를 매입해 SK의 '백기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올해로 조성 12년째를 맞는 울산대공원은 도심공원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110만평)일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103만평) 보다 규모가 크다. 울산대공원은 1년에 최대 800여만명의 시민이 찾는 울산의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누적 방문객 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약 5900만명으로 연내 6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종현 선대회장의 유지를 계승·발전시켜 이 사회에 더 많은 행복을 창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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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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