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울산 모비스의 '강팀 DNA'

입력 : 2014-11-17 오전 10:08:4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어느 스포츠든 리그를 선도하는 팀이 있기 마련이다. 프로농구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그렇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이자 지도자인 요기 베라의 명언이 어울리는 팀이다.
 
◇울산 모비스 선수단. (사진=KBL)
 
모비스의 올 시즌 전망은 어두웠다. 유재학 감독과 베테랑 양동근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서면서 팀과 함께 훈련할 시간도 없었다. 모비스는 시즌 개막 직전에서야 유 감독과 양동근을 맞을 수 있었다.
 
시즌 전부터 "이번에는 모비스가 상위권을 달리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시즌이 시작하자 2년 차 이대성의 부상과 팀의 주축인 함지훈의 부진이 눈에 띄며 모비스는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에게 2패를 떠안았다.
 
지난 시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LG 신예 선수들의 경험이 돋보였다. 신인 이승현이 가세한 오리온스의 패기가 모비스를 앞지를 것이란 예측도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모비스는 이 패배를 끝으로 거짓말처럼 이기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원주 동부를 꺾으면서 연승 행진에 들어갔고 지난 15일에는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100-91로 오리온스를 제쳤다. 4연승을 노리던 오리온스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한 모비스는 10연승의 기록도 세웠다. 단독 1위를 단단히 하는 동시에 15경기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의 기쁨도 맛봤다.
 
모비스의 반등에는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으로 대표되는 조직력이 첫손에 꼽힌다.
 
대표팀을 오가며 리그 대표 선수로 거듭난 양동근은 올 시즌 평균 33분54초를 뛰고 있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겠다"는 말로 체력적인 어려움이나 정신적인 부담을 털어내고 있다. 연승 가도를 달리는 동안 양동근은 거의 모든 경기에 수훈 선수로 꼽히며 코트 위의 감독 역할을 어김없이 해내고 있다.
 
◇양동근(왼쪽)과 유재학 감독. (사진=KBL)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양동근을 얻은 모비스는 그해 5월 유재학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개선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2005~2006시즌 정규리그 우승, 2006~2007시즌 정규리그 2연패이자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2008~2008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2009~2010시즌 통합우승도 모비스의 차지였다. 최근에는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5회 우승도 달성했다.
 
이런 대기록 속에서 나타난 모비스의 특징은 특정 선수의 공백이 있어도 이를 대체할 선수가 나온다는 점이다. 과거 박종천과 박구영이 그랬으며 올 시즌에는 송창용과 전준범이 내외곽에서 알토란같은 득점을 해내고 있다. 올 시즌 신예 이대성이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그가 해주던 평균 7.79득점과 수비에서의 활약은 이들이 메우고 있다. 초반에 부진했던 함지훈도 팀의 연승 속에서 차차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평가다.
 
유재학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엄살이 아니라 올 시즌 6강에 오르는 게 목표였다"며 "김재훈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들이 비시즌에 팀을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던 기간에도 "지금 제 머릿속에 모비스에 대한 구상은 아예 없다"며 대표팀에만 집중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모비스 팀 전체에 유재학 감독의 농구가 완벽히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 유재학 감독이 10년 넘게 지휘봉을 잡으며 팀 전체에 유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가 자리 잡았다.
 
13승 2패의 성적을 내고 있는 모비스는 역대 프로농구 정규시즌 최다승인 44승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금방 되찾은 모양새다.
 
모비스가 올 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역대 최초로 리그 3연패와 여섯 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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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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